정부가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업계를 상대로 지원 방안을 요청하고 나섰다. 업계는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따라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카드사의 주유비 카드 할인 폭을 확대하고, 일정 금액 이상 주유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5만원 이상 주유 시 리터 당 50원 추가 할인과 더불어 결제 금액의 5% 청구할인 또는 캐시백 제공 등의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기존보다 할인 수준을 더 키워달라는 것이다. 현재 카드업계의 주유 할인 카드는 리터당 40~150원 수준이다.
정부는 카드사를 상대로 주유소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30일 회의를 열고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에게 협조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위 소속 위원은 "소비자들이 석유·휘발류를 구매할 때 카드 결제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의 협조도 당정 간에 촉구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카드사들은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8억원 줄었다.
그럼에도 일부 카드사는 "고유가로 인해 민생이 어려운데 고통을 분담하고 조금이라도 가계와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수수료 부분도 예민한 영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상태다. 주유소 카드 수수료까지 인하되면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카드업계 카드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4427억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수익으로 인한 비용도 이미 큰데, 여기에 주유소 카드 수수료 인하까지 더해지면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부의 차량 5부제 정책과 연계해 손해보험사에게도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의 차량 5부제 정책으로 운행량이 감소할 것을 예상, 사고율 하락 가능성을 반영해 보험료를 낮추거나 일부를 환급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손해율이 치솟은 상황에서 보험료를 낮출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은 7조2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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