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신한은행장(62)은 신년사를 통해 '진성위지(盡誠爲志)'를 강조했다. 진성은 정성을 다하는 것을 뜻하고, 위지는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태도를 의미한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혁신을 통해 금융의 본질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메시지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은행의 모든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 이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신뢰를 금융의 출발점으로 규정한다. 상품 경쟁력이나 영업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은행을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란 판단이다. 이를 위해 여신 심사와 사후 관리,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고, 단기 성과에 치우친 영업 관행을 경계해 왔다.
혁신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활용이 금융권 전반의 과제가 된 상황에서, 그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 자동화된 판단이 확대될수록 은행의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는 인식에서다. 혁신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 '기준을 세우는 은행장'
이 같은 경영 스타일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선 정상혁 행장을 '기준을 세우는 은행장'으로 부른다. 단기 실적이나 분위기에 따라 판단이 흔들리기보다, 일관된 원칙과 내부 기준을 먼저 정하고 그 틀 안에서 조직이 움직이도록 설계하는 리더십이 있다는 것.
강한 메시지나 상징적인 이벤트 대신, 여신 심사와 사후 관리, 내부통제, 디지털 전환에 이르기까지 은행 운영 전반에 동일한 판단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정 행장은 영업 현장과 본부를 두루 거치며 여신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경험했다. 그는 금융 환경이 불안정할수록 은행의 역할은 확장이 아니라 균형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고금리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내부통제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던 시기에도 무리한 외형 성장을 경계하고 자산 건전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우선했다.
◆ 실적과 건전성, 두 축의 균형
실적도 견조한 성장세다. 정 행장이 취임한 지난 2023년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9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증가했다. 이후 정 행장은 꾸준히 실적을 높였다. 2024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3561억원으로 올랐다.
외형 성장과 함께 자산의 질 관리에도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고금리 국면에서 차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관리에 집중하며 리스크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은행의 연체율은 2025년 1분기 0.34%에서 2분기 0.32%, 3분기 0.31%로 내렸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기간 0.81%→ 0.80%→ 0.76%로 떨어졌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동시에 개선된 점은 외형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가 과도하게 누적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실적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한 점이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가장 뚜렷한 성과"라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러한 경영 기조의 의미가 더 부각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 차기 리더로 부각…중장기 비전 관심
정상혁 행장은 지난 2024년 12월 연임에 성공하며 2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아 2026년까지 신한은행을 이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연임과 후보군 선정이 이어지면서, 그룹 내에서의 위상 역시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정 행장이 향후 지주 체제 내에서 역할을 맡아 진옥동 회장을 보좌하며, 중장기적으로 차기 리더 후보로서 역량을 입증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관측한다.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의 신뢰 관계가 두텁고, 은행 영업뿐 아니라 재무·리스크 관리 전반에 대한 이해도 갖추고 있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 행장은 특정 역할에 국한되기보다 그룹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은 인물"이라며 "향후 어떤 성과를 쌓느냐에 따라 차기 리더 구도에서의 위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출생
-1964년 11월 26일
▲학력
-1983년 대구 덕원고등학교 졸업
-1988년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경력
-1990년 신한은행 입행
-2004년 신한은행 압구중앙지점 부지점장
-2006년 신한은행 분당지점 부지점장
-2007년 신한은행 둔촌동지점장
-2009년 신한은행 고객만족센터 부장
-2012년 신한은행 소비자보호센터장
-2013년 신한은행 삼성동지점장
-2016년 신한은행 역삼역금융센터 센터장 겸 RM
-2017년 신한은행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
-2019년 신한은행 비서실장
-2020년 신한은행 상무(경영기획그룹)
-2021년 신한은행 부행장(경영기획·자금시장그룹)
-2023년 신한은행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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