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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거에 막힌 '연금개혁'

연금개혁 시계가 멈췄다. 지난해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 당시 연금개혁의 지속을 약속했던 정치권의 이목이 오는 6월 지방선거로 쏠려서다. 국회 연금특위는 활동기한 연장에도 '개점휴업' 상태다. 정치권이 '표가 되지 않는다'라며 관련 논의를 미루는 동안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다.

 

정치권은 작년 3월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상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성사시켰다. 지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성사된 연금개혁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조개혁이 포함되지 않은 '반쪽짜리' 개혁이란 지적이 있었던 만큼, 여·야는 여·야 의원 동수로 구성된 '연금특위'를 출범해 연금개혁 지속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연금개혁은 조기 대선과 내란사태 재판 등 정치권 주요 이슈에 밀려 뒷전이 됐고, 연내 추가 연금개혁을 약속했던 연금특위는 작년 9월에 이르러서야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민간자문위'를 구성했을 뿐이다. 이어 연금특위는 지난해 말 활동기한 종료를 앞두고 활동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1년 미뤘다.

 

여·야가 연금개혁 논의를 미룬 것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연금개혁은 '표'가 되지 않는 사안이어서다. 기성 세대의 부양을 위해 젊은 세대의 부담을 늘리거나, 젊은 세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 세대의 혜택을 줄여야 한다. 상대방 진영이 이를 정치적 공세에 활용할 여지도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연금개혁을 언급조차 않고 있다.

 

반면, 표가 될 법한 공약에는 여·야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치권의 주요 안건으로 부상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과제가 그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원화 코인'의 발행과 관련한 정부안 마련을 서두르는 가운데, 여·야는 이와 관련한 입법을 쏟아내며 안건 끌어오기에 힘쓰고 있다. '원화 코인'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은 만큼, 표가 되는 안건의 공을 자신들에게 돌리겠다는 의도다.

 

국회의원은 선출직이다. 표가 되는 정치적 안건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법안 마련이 정체된다면 행정부가 나서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연금개혁 과제로 '지난해 연금개혁에서 설정한 주요 개혁의 완수'를 제시했다. 성공적인 연금개혁을 위해선 부족한 목표다. 국회 참여 없이 독자적인 정부안 마련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연금개혁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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