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실적 기반 상장사 10곳 중 8곳, 상장 첫해 실적 미달
주관사별 괴리율 편차 커…비교공시·체크리스트 도입
“낙관적 단기 추정, 투자자 피해로 직결”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활용되는 '추정실적'이 실제 성과와 크게 어긋나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첫해 실적을 추정치대로 달성한 기업은 6%에 불과했으며, 상당수는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 과도한 낙관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은 2022~2024년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가운데 추정실적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105개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상장 당해연도 실적을 모두 달성한 기업은 6곳(5.7%)에 그쳤다. 일부만 달성한 기업은 16곳(15.2%), 나머지 83곳(79.1%)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추정치에 미달했다.
추정실적 기반 공모가 산정은 기업이 미래 실적을 제시하고, 주관사가 이를 토대로 비교가치평가법(PER)이나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산출한 뒤 기관 수요예측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시된 단기 실적 전망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추정실적을 활용한 105개사 중 93곳(88.6%)은 기술·성장특례 상장사였으며, 보건·의료와 IT 업종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었다. 추정 대상 역시 대부분 당기순이익이었고, 상장 2년 후 실적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반영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상장 직후 주가 흐름에서도 과대 산정의 흔적이 나타났다. 추정실적을 기반으로 상장한 기업 가운데 공모가보다 상장일 종가가 낮게 형성된 비율은 31.4%로, 세 곳 중 한 곳꼴이었다. 특히 2022년에는 이 비율이 46.6%까지 치솟았다.
상장 후 실적 괴리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4년 상장사의 평균 괴리율은 매출액 28.5%로 다소 개선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괴리율은 각각 216.3%, 221.7%에 달했다. 금감원이 2023년 10월부터 공시를 강화했음에도 수익성 지표에서는 낙관적 추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괴리 원인을 보면 사업성과 부진이 가장 많았고, 인건비 상승, 연구개발비 증가, 기타 비용 증가, 전방산업 부진,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유형화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반복적 실패 요인을 바탕으로 총 6개 유형의 '추정실적 공모가 산정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주관사별 비교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동일 주관사임에도 연도와 사례에 따라 괴리율 변동 폭이 컸고, 일부는 특정 연도에 과도한 추정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괴리율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까지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공시는 제도화돼 있지 않아 투자자가 이를 한눈에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증권신고서 단계에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주요 추정 실패 요인을 사전 점검하도록 하고, 사업보고서에는 향후 괴리율 전망까지 기재하도록 서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IPO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해, 투자자가 상장 후 성과를 주관사별로 직접 비교·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단기 추정이 과도할 경우 상장 이후 매수한 투자자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며 "주관사의 실사의무를 투자자 중심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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