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종전안 담판'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평화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기 직전,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달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른 오전 키이우 전역에서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러시아군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4발과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수도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방공망이 작전 중"이라며 시민들에게 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이번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브로바리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역시 전국 단위의 공습 경보를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번 공습은 시점상 오는 28일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에 대한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강도 높은 군사 행동으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양측은 영토 문제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는 '전쟁 동결'과 비무장 완충지대 설치 등을 포함한 안을 구상 중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루한스크·도네츠크) 영토를 할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 대부분과 도네츠크의 약 70%를 점령 중이다.
러시아는 협상 국면에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앞서 성탄절 직전인 지난 23일에도 드론 650여 대와 미사일 30여 발을 동원해 키이우 등 13개 지역을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4세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지자들이 미국 중재 종전안을 무산시키려 한다"고 비난하며 협상 난항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돌리고 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만남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대규모 공습이 향후 종전 협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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