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점유율 격차 3.7%p 초박빙
4900원 vs 1만7790원 가격 우위로 가입자 흡수
네이버가 단순 검색 포털을 넘어 거대 커머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네이버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으로 흔들리는 쿠팡의 빈틈을 파고들며 이커머스 업계 패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9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네이버의 전통적 캐시카우인 검색 플랫폼 매출(1조62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 3월 선보인 쇼핑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8개월 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25만 명을 돌파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엔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위협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생활 밀착형 혜택이 자리 잡고 있다. 방대한 검색 데이터를 AI로 가공해 구매로 연결하는 한편, 타 플랫폼과의 공격적인 제휴를 통해 '가성비'와 '콘텐츠'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미디어 분야에선 다양한 플랫폼을 골라보는 '콘텐츠 뷔페'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엑스박스 게임패스, 네이버 웹툰 쿠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중 하나를 매달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롯데시네마 영화 예매 최대 40% 할인 혜택도 더했다.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월 7000원)나 스포티파이 베이직(월 8690원)을 개별 구독하는 것보다 월 4900원인 네이버 멤버십을 구독하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구조다.
반면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자체 제작 드라마와 예능을 선보이고 스포츠 팬덤을 묶어두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NBA, F1 등 핵심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 확보했다. 다만 스포츠 패스 추가 구독 시 월 요금이 1만7790원까지 치솟아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네이버에 밀린다는 지적이다.
쇼핑과 배달 혜택에서도 양사의 전략이 갈린다. 네이버는 '최대 5% 적립'이라는 강력한 현금성 혜택을 무기로 내세워, 최저가를 중시하는 알뜰 소비족을 공략한다. 배달 역시 '요기요'와 제휴해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 배달(요기패스X) 혜택을 제공하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2강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에 맞서 쿠팡은 '속도와 편의'에 올인했다. 금액 제한 없는 로켓배송과 30일 이내 무료 반품은 대체 불가능한 강점이다. 또한 자사 앱인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 배달을 와우 멤버십 기본 혜택으로 탑재해, 쇼핑과 배달을 하나의 앱 생태계 안에서 해결하도록 고객을 묶어뒀다.
전선은 '퀵커머스'와 '새벽배송'까지 확대됐다. 네이버는 직접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배송 동맹을 맺는 방식을 택했다. 최근 롯데마트의 온라인몰 '제타'와 제휴해 멤버십 회원에게 '제타패스(무료배송 및 3시간 내 배송)'를 개방했고, 앞서 9월에는 컬리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선보여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했다. CJ대한통운과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고도화해 일요배송과 희망일 배송까지 구현했다.
쿠팡 역시 최근 쿠팡이츠에 홈플러스의 장보기·쇼핑을 입점시키며 퀵커머스 확장에 나섰다. 물류 효율성 측면에서는 쿠팡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휴를 통해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이는 느슨한 연대에 불과하다"며 "자체 물류센터부터 라스트마일(최종 배송)까지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쿠팡이 변수 대응이나 운영 효율성 면에서는 구조적으로 앞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초박빙 양상이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오픈마켓 결제 점유율은 쿠팡 37.7%, 네이버 34.0%로 격차는 불과 3.7%포인트에 불과하다.
'탈팡(쿠팡 이탈)' 특수를 노린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SSG닷컴은 내년 신설하는 '쓱세븐클럽'을 통해 장보기 금액 7% 적립과 티빙 이용권을 제공할 예정이며, G마켓은 지난 18일 '주말에도 도착보장' 서비스를 신설해 휴일 배송 수요 흡수에 나섰다. 쿠팡의 위기 속 재편되는 유통 시장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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