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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XR·AI로 무장한 ‘오타쿠 산업’…IT업계 새 전장됐다

네이버, ‘치지직 XR’로 버추얼 스트리머 산업 본격 확장
스캐터랩 ‘제타’, AI 캐릭터 대화 서비스로 200만 유저 돌파
밀리의서재, 웹툰·웹소설 진출로 ‘스토리 구독 플랫폼’ 도약

치지직XR에서 치지직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를 감상하는 화면. /네이버

'오타쿠(무언가에 크게 빠져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일본어) 시장'으로 불리던 서브컬처가 IT 업계의 새로운 금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때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시장의 잠재력이 입증되면서, 각 기업이 자사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네이버는 버추얼 스트리머 플랫폼 '치지직'을 확장현실(XR) 기술과 연계해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고, 스캐터랩은 2차원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MZ세대를 사로잡았다. 밀리의서재도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론칭하며 서브컬처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14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IT 업계가 '오타쿠 시장'으로 불리던 서브컬처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XR 기기 특화 버전인 '치지직 XR'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했다. 이는 이달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치지직 XR는 2D와 3D를 넘나들며 눈앞에서 스트리머를 만나는 듯한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하고, 여러 방송을 동시에 탐색하는 '멀티뷰' 기능 등을 지원한다.

 

이러한 네이버의 자신감은 '치지직'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은 트위치의 국내 철수와 맞물려 버추얼 스트리머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 결과,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42만 명을 기록하며 경쟁 플랫폼 '숲(SOOP)'을 제치고 국내 1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는 1784 사옥에 3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모션 스테이지'를 구축하고 버추얼 스트리머들을 적극 지원하는 등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서브컬처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스캐터랩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서브컬처와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사례다. AI 스토리 플랫폼 '제타(zeta)'는 사용자가 직접 만든 AI 캐릭터와 자유롭게 대화하는 서비스로,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200만명, 생성된 AI 캐릭터 150만개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제타'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스캐터랩이 유니스트(UNIST)와 진행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이루다 2.0'과 같은 소셜 챗봇과의 정기적인 상호작용이 사용자의 외로움을 15%, 사회 불안을 18%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는 AI 캐릭터와의 교감이 사용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단순한 놀이를 넘어선 깊은 관계 형성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스캐터랩은 여기에 음성 생성 AI 기술을 더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사용자 몰입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kt 밀리의서재도 서브컬처 시장의 핵심인 스토리 콘텐츠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웹툰 서비스를 정식 론칭하며 책과 장르 콘텐츠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스토리 구독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밀리의서재는 '궁', '킹스메이커' 등 이미 검증된 인기 웹툰 작품들을 대거 서비스하는 한편, 자사의 오리지널 웹소설 '궁노'를 웹툰으로 제작해 단독 공개하는 등 자체 IP(지식재산권) 확보 및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연내 웹툰 2300권, 웹소설 1만권 서비스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기존 독서 인구를 자연스럽게 웹툰·웹소설 팬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IT 플랫폼들이 기술력으로 서브컬처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면, 밀리의서재는 강력한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시장을 섭렵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는 이제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니라 거대한 팬덤 경제로 진화했다"며 "AI, XR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할수록 몰입감과 소비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IT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캐릭터 소비가 단순한 취향의 표현이었다면, 이제는 개인의 정체성과 감정 교류의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기술력이 감정을 매개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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