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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 인물

[CEO와칭]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불가능을 모르는 '닭의 사나이'

김홍국 하림 회장이 '나폴레옹 황제의 전설적인 이각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S홈쇼핑

병아리 10마리에서 출발해 재계 27위, 자산 17조 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일궈낸 인물이 있다.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은 선대의 기반을 물려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창업해 성장시킨 대표적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11살 때 외할머니가 선물해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판 경험은 사업가로서 첫걸음이었다. 김 회장은 닭 한 마리의 생애주기와 농가 경제의 흐름을 몸으로 배웠다.

 

1978년, 그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황등농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양계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한국 양계업은 영세한 규모가 대부분이었고 병아리 값과 사료 값, 출하 가격이 들쭉날쭉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닭 전염병이 돌면 하루아침에 전 재산이 사라지기도 했다.

 

김 회장 역시 여러 차례 쓰라린 실패를 맛봤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위기에서 배움을 얻었다. 단순히 닭을 키워 파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결국 '닭 한 마리'를 둘러싼 모든 과정을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병아리·사료·사육·도축·가공·유통을 아우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하면 농가와 기업 모두가 살 수 있다는 발상이다. 1986년, 김 회장은 '코리아데리카후드'를 창업하며 산업화된 축산업의 문을 열었다. 작은 도계장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1990년 사명을 '하림'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육계 계열화 모델을 도입했다.

 

하림의 위탁사육 시스템은 혁신적이었다. 농가에 병아리와 사료를 공급하고, 일정 기간 사육한 닭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기업은 원료 조달과 품질 관리의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구조는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신뢰를 높였고, 1988년 정부로부터 육계계열화업체로 지정되며 하림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 데이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 메트로 손진영기자

1990년대 들어 하림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동양 최대 규모의 도계공장과 사료공장을 잇따라 세우며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당시 '닭 하면 하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김홍국 회장은 '닭의 사나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입지전적 기업가로 주목받았다.

 

그의 경영 철학은 늘 '불가능을 모르는 도전'이었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을 인생의 멘토로 꼽는다. 젊은 시절부터 나폴레옹 전기를 탐독하며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문구를 가슴에 새겼다.

 

실제로 그는 숱한 위기를 맞았다. IMF 외환위기 시절 금융권이 흔들리던 때에도 하림은 설비투자를 이어갔고, 닭값 폭락으로 업계 전반이 휘청거릴 때도 오히려 확장을 선택했다.

 

하림의 성장사는 곧 M&A의 역사이기도 하다. 하림은 2007년 사료·양돈·육가공을 아우르는 종합 축산기업 선진을 계열사로 편입하며 돈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사료업체 천하제일사료까지 품어 원료 경쟁력을 강화했다. 2011년에는 미국 5위권 닭고기 회사였던 '앨런 패밀리 푸드(Allan Family Foods)'를 인수하며 글로벌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5년, 법정관리 중이던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한 사건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곡물·사료 물류망까지 손에 넣은 하림은 축산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

 

팬오션은 당시 부실기업으로 누구도 선뜻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면 원료 수입 물류망을 직접 확보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결단을 내렸다. 당시 재계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현재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식량·축산·사료·물류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완성된 순간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메트로 손진영

하림은 이제 단순한 육류 공급 기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 회장은 HMR(가정간편식)과 펫푸드 등 미래 먹거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 미식' 브랜드를 앞세운 프리미엄 즉석식품, 어린이 전용 '푸디버디', 그리고 펫푸드 '더 리얼' 등은 '축산 기반 식품기업'에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식품 기업'으로의 진화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ESG 경영 기조에 맞춰 친환경 포장재 도입, 동물복지 인증 확대 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늘 "1%의 가능성만 보여도 도전한다"고 말한다. 병아리 10마리에서 시작한 하림그룹은 축산, 사료, 식품, 유통, 해운까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글로벌 식량 경쟁이 치열해진 현재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내 사전엔 불가능이 없다"는 철학은 여전히 그룹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 약력

 

생년월일 : 1957년생

 

출생지 : 전라북도 익산시

 

학력 : 호원대학교 경영학 학사 / 전북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박사 수료)

 

현 직함 : 하림그룹 회장(2001년~), 생명사랑하림재단 이사장(2006년~)

 

◆ 주요경력

 

1986년 : 하림식품 대표이사 취임

 

1993~2003년 : 한국육계협회 회장

 

2001년 : 하림그룹 회장 취임

 

2005년 :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 정책위원

 

2006년 : 생명사랑하림재단 이사장

 

2015년 : 팬오션 인수, 그룹 물류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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