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오후 4시. 퇴근시간이 아닌데도 맥주를 즐기는 이들로 매장은 분주했다.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Sapporo Premium Beer Stand)'는 일본 삿포로맥주의 첫 해외 매장이자, 긴자의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의 브랜드 경험을 그대로 옮겨온 공간이다.
입구를 지나자 고소한 몰트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매장 중앙에는 금빛 생맥주를 따르는 '탭퍼(Tapper)'가 서 있다. 서서 즐기는 타치노미 스타일의 공간답게 손님들은 자리를 고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오가며 잔을 부딪친다. 바 테이블마다 쌓인 맥주의 거품은 눈처럼 고르고 부드럽다. 삿포로맥주가 내세우는 '3C(Creamy·Clear·Cold)' 원칙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세 잔 제한'이다. 아무리 더 마시고 싶어도, 한 사람당 세 잔까지만 주문이 가능하다. 다소 의아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다. "맥주 한 잔, 한 잔의 향과 온도, 목넘김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 세 잔으로 제한한다"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곳의 맥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제공된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퍼펙트 푸어(Perfect Pour)', 그리고 보다 클래식한 질감의 '클래식 푸어(Classic Pour)'. 일본에서 직접 교육을 받은 탭퍼들이 현지 매장과 동일한 퀄리티를 구현한다. 두께 1.1mm의 전용 유리잔은 입술에 닿는 순간 맥주의 온도와 향을 그대로 전달한다.
삿포로맥주는 1876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지방에서 탄생했다. 풍부한 물과 맥주 원료에 최적화된 기후 덕분에 일본 최초의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삿포로는 지금도 자체적으로 보리와 홉 품종을 개량하며, '필드맨(Fieldman)'이라 불리는 14명의 전문가가 전 세계 2300여 농가와 협업해 원료를 관리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맥주는 홉과 몰트의 향이 조화를 이루며, 크리미한 거품이 유지되는 '스노우헤드(Snow Head)'로 완성된다. 첫 모금은 부드럽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깔끔하다. '퍼펙트 밸런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최근 국내에서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신제품 '삿포로 생맥주 70'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질과 퓨린을 70% 낮추면서도 풍미를 살린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삿포로맥주가 첫 해외 매장을 성수동에 연 이유는 단순하다.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소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장은 오픈 직후부터 맥주 애호가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불러모았다.
맥주 세 잔에 집중하는 짧은 회식, 낯선 이들과의 가벼운 대화, 거품 위로 비치는 은빛 별.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단순한 맥주집이 아니라 '맥주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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