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의 상처가 남아 있는 남한산성이 이번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시민들을 찾는다.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은 오는 8월 22일부터 2026년 7월 12일까지 기획전 '침묵 속의 무장, 남한산성 2.0'을 열어, 성곽이 품어온 치욕과 결의의 역사를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병자호란 당시 인조의 항복으로 남겨진 아픈 기억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성곽을 보강하고 군사체계를 정비하며, 남한산성이 '난공불락의 성'으로 거듭나던 순간을 따라가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군왕과 병사들의 다짐을 함께 전한다. 정조가 직접 병사들을 위해 한글 해설을 덧붙여 간행한 병법서 '어제병학지남' 이나, 영조가 내린 '밀부 유서' 같은 자료들은 당시의 숨결을 그대로 전해준다.
성 안에서 싸우다 끝내 순절한 삼학사를 기리는 현절사의 유물은, 남한산성이 단순한 군사 요새를 넘어 결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항일 의병이 모여든 저항의 성지로서의 모습까지 이어지며, '무장'이란 단어가 단순히 무기를 든다는 의미를 넘어 기억과 정신을 되새기는 행위였음을 전한다.
전시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색각 이상자를 위한 컬러 디자인과 촉각 체험물까지 마련해 배려를 더했다. 개막식은 22일 오후 2시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무예24기 시범단이 펼치는 힘찬 공연으로 문을 연다. 9월부터는 아이들이 성을 쌓고 활을 쏘며 조선 병사의 하루를 직접 체험해 보는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남한산성이 들려주는 치욕과 결의의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자주와 독립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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