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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32>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232>호주와인과 중국의 이야기

 

안상미 기자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있는 트집, 없는 트집 다 잡아 헐뜯었다. 소송전도 불사했다. 시간의 간극은 컸고, 그 사이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왠 주말 드라마인가 하겠지만 다름아닌 호주 와인과 중국의 이야기다. 중국이 호주 와인에 대한 보복관세를 3년 만에 철폐하기로 하면서다.

 

중국 베이징의 한 와인 매장에서 직원이 호주 와인을 진열하고 있다. 최고 200%를 넘는 '관세폭탄'이 부과되기 전인 2020년 당시로 진열대 양쪽이 모두 호주 와인으로 가득차 있다. /와인스펙테이터

2021년 3월, 중국은 호주산 와인에 116.2%에서 최고 218.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실제로 적용했다. '관세 폭탄'은 코로나19의 중국 우한 기원설을 언급한 호주에 대한 일종의 무역 보복이었다. 당시만 해도 호주는 와인 수출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던 때였다.

 

늘어난 세금만큼 비싸진 가격에 중국에선 호주 와인을 찾는 이들이 없어졌다. 2020년 중국으로의 호주 와인 수출액이 12억 달러에 달했지만 작년엔 810만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호주 와인업계 입장에선 그야말로 핵폭탄급 타격이었다. 호주와인협회에 따르면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업자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198개에서 117개로 급감했다. 남아돌아 저장 중인 와인만 올림픽 수영장 859개에 해당하는 규모로 파악됐다. .

 

2024년 3월, 중국 상무부는 호주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를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호주 /SCMP

중국 상무부는 "중국 와인 시장의 상황이 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주에서 수입되는 와인에 부과되는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일단 호주는 대환영이다.

 

호주와인협회는 "그간 호주 와이너리들은 중국 내 수입업자와 바이어, 소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계속 구축해 왔다"며 "중국 내에서 호주 와인에 대한 무역 업계와 소비자의 긍정적인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호주 최대 와이너리로 국보 와인 펜폴즈를 가지고 있는 TWE는 이번 발표를 환영하며 "판매와 마케팅 확대를 위해 중국 고객들과 협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TWE는 실적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중국이 보복 관세를 철폐할 경우 펜폴즈 빈 시리즈와 아이콘 와인인 그랜지를 다른 수출 시장에서 중국으로 다시 배당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성장 기회라고 확신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혼 법정까지 갔던 부부가 하루 아침에 없던 일처럼 사이가 좋아지긴 힘들 터. 재결합이 해피엔딩이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호주가 이전과 같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경기 침체는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호주 와인의 수입이 부진한 사이 미국 와인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남호주의 한 와인메이커는 "무역 전쟁을 겪으면서 호주 와인 산업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이전으로의 완전한 회복에는 수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와이너리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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