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지난달 공개한 숏폼 영상 제작 생성형 인공지능(AI)툴 '소라(SORA)' 이후 유튜브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새로운 '도구'로써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허접한 저질 콘텐츠 난립을 경고하는 이도 있다.
3일 <메트로경제> 취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된 콘텐츠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메트로경제>
오픈AI의 소라는 명령어로 1분 내외 고화질 동영상을 제작하는 생성형AI다. 그동안 동영상 생성형AI는 단순히 그림 속 일부가 움직이는 수준으로 20초를 넘지 못 했고 선택 가능한 맥락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소라는 현시점에서 시간 외 제한은 없는 것처럼 보이며 맥락적인 영상을 만든다. 오픈AI는 해당 기술을 '고위험 기술(RED team)'으로 분류, 오용 가능성을 연구 중이며 외부 공개를 제한 중이다. 그러나 공개된 일부만으로도 거대한 파급력을 가져 중국 등에서는 관련 응용수업, 자문 서비스 등을 한다며 사기범죄가 횡행해 중국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유튜브 콘텐츠 편집자인 박영인씨는 소라에 대해 "어린 시절 꿈이 실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8년차 유튜브 영상PD인 박씨는 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하고 한때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꿨다. 자신의 애니메이션 작업물을 올리는 채널을 운영 중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에 채널에는 네 개의 영상이 전부다.
박씨는 "만약 실제 기술이 공개 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금도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하는 데에 있어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결국 모든 작업의 마무리는 인간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유튜브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우려를 전했다. A씨는 "과거에도 다양한 개발언어를 이용한 마구잡이로 제작되는 영상이 있었는데, 소라를 본 후 확신했다. 만약 소라가 세상에 제한없이 공개된다면 유튜브 생태계는 망가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015년경 논란이 일었던 '엘사게이트(Elsa Gate)'를 예로 들었다. 엘사게이트는 디즈니 겨울왕국의 엘사, 마블의 스파이더맨 등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들이 선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영상이 불특정 다수에 의해 무더기로 업로드 된 사건이다. 해당 영상의 타깃 시청층은 아동인데, 비슷한 내용과 제작방식, 매크로(macro)를 이용한 댓글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집단의 돈을 노린 소행으로 의심됐다.
A씨는 "엘사게이트가 결국 대형 광고주의 보이콧으로 유튜브의 영업이익을 흔들 만큼 큰 사건이었지만 여전히 유사한 애니메이션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 애니메이션들의 실제 제작자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유튜브로 돈을 벌자는 내용의 강의에서는 AI 툴을 이용해 마구잡이로 생산하는 영상을 제작하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8일 에릭 호엘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생성형AI로 제작됐으나 아무런 의미도 없는 아동용 콘텐츠들에 대한 문제를 칼럼으로 공개했다. 그는 아동용 유튜브 채널로 설정된 'Kids Songs and Nursery Rhymes - RV AppStudios' 등 여러 채널이 겉보기에 아무런 문제 없어 보이는 유아동용 콘텐츠 채널이지만 실제로는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눈 뒤 춤을 추고 그대로 끝이 나는 허접한 AI 채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채널 최근 6개 영상은 최소 25만회, 최대 1600만회에 이른다. 해당 영상은 챗GPT를 이용해 유아 교육용 스크립트를 제작한 후 해당 내용을 어도비 익스프레스(Adobe Express)로 구현한 것이다.
호엘 교수는 "유아동 콘텐츠는 성인 콘텐츠 시장과 달리 시청자가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무의미하고 목적없는 저질 콘텐츠의 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