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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51) 낮엔 역사문화 공원, 저녁엔 '빛 조형물' 전시장...팔색조 매력 갖춘 '광화문광장'

지난 18일 저녁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빛 축제를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사람들이 광화문 일대를 국가의 중추 공간으로 인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선시대 때 지금의 광화문광장 자리에 중앙 행정기관인 육조의 관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실과 복원을 수차례 반복하는 동안 광화문 앞길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며 소식과 의견을 나누는 국가 중심 공간으로 이용됐다. 오늘날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화합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지난 2009년 광화문 복원과 함께 광화문 앞길이 처음으로 광장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서울시는 광화문 전면부 역사 공간 미흡, 그늘(쉼터)과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6년 9월 '광화문 포럼'을 열고 광화문광장 개선 방향 및 원칙을 발표했다. 이후 시민 대토론회, 국제 설계 공모, 지역주민 면담 등을 진행한 뒤 2020년 11월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우선 시는 610억원을 들여 판석포장, 수경시설 설치, 세종로공원 개선 등을 실시해 2만6200㎡ 규모의 시민광장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시는 205억원을 투입해 우회도로 건설과 문화재 복원을 골자로 하는 역사광장(1만4100㎡) 조성 사업을 벌였다.

 

18일 저녁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작년 8월 재개장한 새 광화문광장의 총면적은 4만300㎡로, 기존 1만8840㎡과 비교해 2.1배 넓어졌다. 녹지 크기는 9367㎡로 종전(2803㎡)보다 3.3배 늘었고, 광장 폭은 35m에서 60m로 1.7배 확대됐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월대 ▲잔디 마당 ▲육조 마당 ▲역사 물길 ▲유구전시 공간 ▲시간의 정원 ▲사계 정원 ▲세종대왕상 ▲시간의 물길 ▲문화 쉼터 ▲터널 분수 ▲열린 마당 ▲광화문 계단 ▲한글 분수 ▲명량 분수 ▲광장 숲으로 구성됐다.

 

시는 광화문 월대와 해치상 복원·활용으로 역사성을 강화하고,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 동상 주변을 정비해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강조했으며, 의정부 유적 정비 등으로 광장 주변과 연계를 활성화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육조거리 흔적 남은 공원

 

강추위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18일 광화문광장을 방문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로 나와 목적지에 도착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18도까지 내려간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광장은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육조의 흔적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매장 문화재 전시 시설이었다. 육조는 조선시대 국가의 정무를 맡아보던 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를 총칭한 것이다. 이조는 인사, 호조는 재정, 예조는 제사·외교·교육, 병조는 국방, 형조는 법, 공조는 공업 등에 관한 일을 담당했다.

 

이달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방문했다./ 김현정 기자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2020년 10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를 시행해 육조거리 서쪽 구역에서 예조, 중추부, 사헌부, 병조, 형조, 공조와 관련된 유구를 발견했다. 건물지 약 26개, 담장 4개, 배수로 7개, 우물 5개 등이 확인됐다. 시는 이중 보호 상태가 가장 양호한 사헌부 터만 보호각을 설치해 전시하고, 나머지는 토사로 덮어 보존키로 했다.

 

매장문화재 전시장에서는 일정한 규칙을 이루며 배열된 돌무더기들을 볼 수 있었다. 사헌부 문 터, 담장, 육조거리 배수로, 우물 등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당시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았다. 사헌부 문 터는 정면 1칸, 측면 3칸 규모이며, 양측으로 담장이 연결됐다. 우물도, 배수로도 지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시시하게 느껴졌는데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유구였다. 사헌부 문 터 전면에서 확인된 우물 1기는 사헌부 영역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배수로는 조선 건국 초기 육조거리의 경계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사헌부는 조선시대 종2품 관청으로 정치의 시비에 대한 언론 활동, 백관에 대한 규찰, 백성들의 풍속을 바로잡는 일, 억울하게 당한 피해를 해소하는 일, 외람되고 거짓된 행위를 금하는 일 등을 관장했던 곳이다. 사헌부는 5품 이하 관원의 임명과 법률 제정에 대한 동의권을 갖고 있었으며, 금령 집행 등의 사법 기능을 담당했다. 국가 기강과 관련한 큰 권한을 지닌 탓에 사헌부 관원의 기강은 매우 엄격했다고 한다.

 

◆환상의 빛 축제 열리는 광장

 

지난 1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서울 라이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현정 기자

낮에 역사문화공간이었던 광화문광장은 밤에 빛 축제가 열리는 파티공간으로 변신했다. 땅거미가 지자 광장 여기저기에 놓인 빛 조형물에 화려한 조명이 켜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세종대왕 옆에 놓인 전시물 두 점이었다. 하나는 초등학생이 그린 것처럼 귀엽게 생겼고, 다른 것은 안견의 운륭도에서 막 튀어나온 듯 무시무시한 모습이었다. 둘 중 인기가 더 많은 조형물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호랑이와 싸우는 용이 아닌, 모나리자의 미소를 띤 채 가부좌를 틀고 앉은 브라키오사우루스였다. 이 공룡 캐릭터는 "누구나 원대한 꿈을 꾸기 시작할 때는 우습다"는 명언을 남겼다고.

 

18일 저녁 시민들이 한호 작가의 '영원한 빛 - 21c 몽유도원도'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한호 작가의 '영원한 빛 - 21c 몽유도원도'도 관광객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많이 터진 작품 중 하나였다. 삼각형 구조물 위에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함께 서울의 남산 타워, 우주의 인공위성 등이 점묘화로 표현돼 있었다. 밤에는 이 구멍들에서 흰색, 하늘색, 분홍색 빛이 흘러나와 꿈에서 본 그림마냥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광화문과 성벽에서 펼쳐진 조명 라이트 쇼가 빛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어두컴컴해 잘 보이지 않았던 광화문에 형형색색의 조명이 칠해졌고, "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서울을 배경으로 도시와 산수가 어우러진 빛 장식을 광화문에 입힌 미디어아트 작품 '광화산수도'였다. '두근두근 빛의 광장 Beat's Square'를 주제로 한 빛 축제 '서울라이트 광화문'은 광화문광장에서 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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