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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순이삼촌이 쓰러진 제주에 걸린 왜곡 현수막

현기영은 소설 '순이삼촌(1978년 작)'으로 제주 4·3 사건을 세상에 알린 소설가다. 4·3 사건으로 군경에 의해 남편과 쌍둥이 자식을 잃은 순이삼촌(제주도에선 먼 친척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으로 부르는 풍습이 있다)의 생애를 조명하며 4·3의 비극을 알렸다.

 

순이삼촌은 4·3 이후 신경쇠약에 시달리다가 자신이 평생 일군 제주의 옴팡밭에서 음독해 목숨을 잃는다. 현기영 소설가는 이 소설의 발표 이후 보안사(현 국군방첩사령부)에 끌려가 3일간 고문을 받는다. 기록도 발설도 금기시되던 4·3 사건은 사건 발생 약 40년이 지난 1989년 민주화 이후 첫 공식 추모제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2000년에 국회에서 4·3특별법을 제정해 공포했고 2003년엔 국가 차원의 진상보고서가 발간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 권력을 대표해 4·3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박근혜 정부는 4월 3일을 국가 지정 추념일로 정했다.

 

정부는 희생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검찰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은 당시 공식적인 재판 절차를 밟지 못하고 총살된 양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하고 있다.

 

하지만 4·3 사건 75주년을 앞두고 제주 전역에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현수막이 걸려 제주도민과 제주를 방문하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극우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내건 현수막엔 "제주 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남조선노동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고 적혀있다.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최고위원 선거를 앞뒀던 태영호 의원은 해당 언동으로 정치권·시민사회에 질타를 받으며 언론에 관심을 받았다.

 

미군정의 친일 관료·경찰 등용, 1947년 3·1절 기념대회에서 경찰의 발포 및 총파업 돌입, 서북청년단의 입도와 도민을 향한 테러행위, 제주도 전역을 향한 토벌대와 무장대의 양민 학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에 제주의 맥락을 제거한 선동에 불과하다. 제주는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뒤로하고 '상생과 평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를 돕지 못할 망정, 무의미한 정치 선동을 하는 것은 백해무익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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