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시작부터 위태하다. 이준석 대표와 지지자들이 비대위 출범을 두고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다. 비대위 성격이나 활동 기간 등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수해 피해 지역에서 봉사하는 것으로 '민심' 챙기기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발생한 막말 논란 때문에 그 의미도 퇴색한 분위기다.
당은 11일 오전부터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다. 주호영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까지 5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도 수해 피해 복구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봉사활동에 앞서 주 위원장은 "두 번 다시 준비 없는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힘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사활동이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흉내만 내지 말고 해 떨어질 때까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주 위원장은 현장에서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도 봉사활동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수해 피해 복구 현장에서 '보여주기식 정치'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이번 수해 피해 복구 봉사활동은) 일회적으로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 생기면 당원들이 모두 달려올 것"이라며 "특히 국민의힘 중앙재해대책위원회는 상시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당원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뿐만 아니라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 공동체의 오랜 전통이자 정신"이라며 "동작을 비롯해 이번에 수해를 입은 양평, 여주 등 여러 지역에 빠른 시일 내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도록 다시 한번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여주기식 정치'를 자초한 논란이 발생했다. 권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이 대화하면서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성원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게 채널A 영상에 잡혔다.
해당 영상에서 함께 있던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 발언에 팔을 때린 모습이 잡혔다. 권 원내대표는 표정이 굳은 채 허공만 바라보는 모습이 잡혔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제 개인의 순간적인 사려 깊지 못함에 대해 사과드리고,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임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비대위가 '민심을 챙기는 차원에서' 시작한 봉사활동 의미는 퇴색했다.
일부 주민과 상인들도 현장에서 봉사활동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했다. 인근 상인으로 추정되는 주민들은 현장에서 당 의원들이 길을 막자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한편 당 비대위 앞에는 수해 복구 현장에서 '보여주기식 정치' 논란을 자처한 것과 별개로, 비대위원 구성 문제도 있다. 비대위원에 어떤 인물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활동 방향이나 성격 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당에서는 전당대회까지 당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관리형), 혁신으로 변화하는 방식(혁신형) 이야기가 나온다. 주 위원장은 두 가지 이야기를 모아서 '혁신형 관리 비대위'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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