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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신세계·롯데도 뛰어넘는 2세대 e커머스 기업들의 가치 "진짜?"

오아시스마켓1조, 당근마켓 3조…
4조 가치 인정받았다는 '컬리'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지연되면서 '버블' 논란 고개 쳐들어
지난해 뉴욕증시 입성한 쿠팡 '100조 가치' 인정에도 실적 개선 "글쎄"
세계적 경기침체에 보수적으로 변한 증시 상황까지
2세대 e커머스 기업들 "기업 가치 재평가 필요하다" 의견 나와

마켓컬리 로고가 새겨진 배송 차량. 컬리는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 기간인 45 영업일을 넘기고도 결과를 받지 못 했다. 컬리는 앞서 4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는데, 이는 신세계 그룹 2조3000억원, 이마트 3조5000억원, 롯데쇼핑 2조 9000억원 등을 훌쩍 뛰어넘는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떠오른 e커머스를 둘러싸고 '기업가치 버블'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이 100조원의 가치를 인정 받으며 뉴욕에 상장된 후 컬리, 오아시스마켓, 당근마켓, 야놀자, 발란, 머스트잇 등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급기야 몇 개 기업은 조(兆) 단위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전통적인 유통 강자 신세계 그룹의 몸값 2조원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2세대 e커머스 기업으로 고객이 처음 경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유통업계와 IB업계에서 '컨슈머 테크'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상향 평가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4일 38커뮤니케이션 등에 따르면 컬리는 이날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9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기록한 시총 4조6000억원의 반토막으로, 최근 증권가 상황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고려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컬리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2021년 말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유니콘 기업 18곳 중 하나로, 일부 증권사에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업가치 8조원 이상을 예상하며 '대어(大魚)'로 손꼽혔던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청구한 상장 예비 심사 결과가 지난달 30일에 나왔어야 했는데 심사기한이 연장되면서 상장이 내년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컬리가 4조원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리테일테크 문화를 창출했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장이 지연되는 데에는 아직 컬리가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컬리는 2019년 4289억원, 2020년 9531억원, 지난해 1조5614억원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지난해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컬리의 사례는 비상장 컨슈머 리테일 테크 기업들의 상황을 정확히 보여준다. 기업 가치 상향 평가 현상은 코로나19가 가속화하고 변화시킨 3세대 e커머스의 신기술, 신서비스에서 비롯했지만 이들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손익 등에 대한 판단은 유보됐기 때문에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되는 동안 e커머스 업계는 지각변동을 겪었다. 1세대 e커머스 주류였던 오픈마켓이 빠른 속도로 미국 아마존과 같은 방식의 직매입 커머스로 변했고 이 과정에서 새벽배송, 근거리 배달 등 배송·물류 관련 기술이 급성장했다.

 

시장이 재편되고 신기술과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면서 중장기적인 시장 상황 예측은 어려워졌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빠른 속도로 정착하는 상황 속에서 신생 기업에 대한 평가 잣대는 당장의 실적이 아닌 미래 가능성으로 이동했다.

 

대표적인 예가 컬리다. 컬리는 새벽배송 1호 기업으로 이를 업계 전반에 정착 시켰다. 시리즈D 투자 유치 과정에서 3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도 1500만 명의 이용자가 3일에 한 번꼴로 방문하는 수준의 높은 이용자 리텐션을 통한 고객 충성도와 규모, 하이퍼 로컬 서비스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 등이 기업 가치에 반영됐다.

 

이렇게 '미래 가능성'에 대한 가치가 당장의 실적보다 중요해지면서 유통업계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유니콘 기업이 대거 쏟아졌다. 지난해 3월 코스닥 특례상장 요건에 '유니콘 특례상장' 트랙이 신설되면서 유통업계 '유니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컨슈머 테크 기업들에 대한 '버블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대표적인 리테일 테크 기업이자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쿠팡의 상황과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신중해진 시장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3월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성공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당시 쿠팡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끌어내 비용을 감소시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해외 진출까지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등 차감 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2021년 상품 유통 흑자를 기록하고 2023년 전 영역에 있어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네이버쇼핑과 SSG닷컴 등이 탄탄한 대기업 인프라를 갖고 치고 올라왔고, 물류센터 건립과 운영을 위한 비용은 천정부지로 들어갔다. 결국 지난해 조정 EBITDA가 78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쿠팡의 주식은 곤두박질쳤다. 한때 46달러까지 치솟았던 쿠팡의 주식은 7월 현재 1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1위 기업 쿠팡의 기대 이하 실적과 함께 세계적인 경기 침체 상황과 국내 경기도 버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의 평가가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가운데 e커머스 기업들의 매출 추이, 기술 개발 상황 등이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곳에서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은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로 상장을 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업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금 자산을 태워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쏟아 넣고 여기서 나온 결과물을 토대로 다시 투자를 유치하고 외형을 확장하는 과정 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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