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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아들아 e커머스에서 너희 집으로 옷 사서 보냈다" 유통가에 떠오른 6070세대

디지털 소외계층·돌봄 대상으로 여겨지던 데서 벗어나
마케팅 대상이자 '큰손' 고객으로 떠올라
코로나19에 온라인 쇼핑에 대거 편입
'젊은 감각에 노년인구 위한 편의 더하면 흥행'

11번가는 28일 오전 10시 6070세대를 겨냥한 예능형 라이브 방송 '할렉스' 첫 방송을 진행했다. /뉴시스

"아휴, 오라버니 이건 왜 들고 있어!"

 

"이거 우리 자인이 젊을 때 사진이잖아. 머리색깔이 까만게 아휴."

 

창호문 앞에 앉은 김호연 배우와 최자인 배우 두 사람이 편한 말투로 대화를 나눈다. 어르신들에게 큰 고민거리인 머리숱과 색에 대한 고민을 나누더니 "오늘은 나를 위해서 할렉스(할아버지·할머니의 할과 신조어 flex를 합친 말)하자구!"라고 말한다. 방송 중 "떠듬떠듬 서툴러 미안하다"고 하자 빠른 속도로 시청자들의 채팅이 올라간다. 연신 '귀엽다' '믿고 사본다' 등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28일 오전 11시 11번가가 진행한 6070세대를 겨냥한 '라방' 할렉스 1화의 모습이다.

 

29일 메트로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최근 e커머스들이 코로나19로 보편화한 '온라인 장보기'로 유입된 60대 이상 고객을 잡기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1년 한국의 소비생활지표'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온라인 쇼핑 경험은 2019년 5.6%에서 57.6%로 10배 급증했다. 이는 카드사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연령층의 '온라인업종' 승인 건수는 2019년보다 142% 급증했다. 이는 40대가 84%, 50대가 110% 증가한 수준을 훨씬 웃돈다. e커머스와 밀접한 간편결제 부문에서도 20대는 34%에서 29%, 30대는 35%에서 34%로 감소한 반면, 40대는 22%에서 24%, 50대이상은 9%에서 13%로 증가했다.

 

11번가의 '할렉스'는 첫 방송에서 시청자 수 39만2000명을 모았다. 시청자 연령대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MZ세대들이 부모, 조부모를 위한 선물로 구입했다는 채팅이 쏟아진 것을 고려할 때 시니어 타깃 방송이지만 다른 연령대도 크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측은 첫 방송임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전하고 "기존과 다른 콘셉트의 색다른 기획에,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반응이 좋았다. 향후 시니어 타깃의 품목들을 엄선해 할렉스 방송을 더욱 재밌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NS홈쇼핑은 지난 달 시니어 광고·한복 모델로 활동 중인 심유정씨를 포함해 대구경북시니어모델협회에서 활동 중인 시니어모델 11명을 'N플루언서' 2기를 임명했다. N플루언서들은 앞으로 '엔라방' 진행은 물론 상품개발과 모바일 콘텐츠 제작, 방송진행까지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기 N플루언서들이 SNS의 MZ세대 인플루언서 중심이었던 데 반해 나이대가 훌쩍 올라갔다. NS홈쇼핑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패션 중심의 커뮤니티 플랫폼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NS홈쇼핑 신규 고객 중에 60대 이상 비율은 36.13%에 이르게 됐다. 신규 고객 중에 시니어 고객 층 유입 또한 크게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60대 이상 고객에 대한 마케팅에서 중요한 지점은 중장년층 세대와 비교해서 모바일 기기에 대한 친숙도 정도만 다르다고 본다"며 "크고 분명한 발음이나, 큰 글씨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노년층 고객에 대한 마케팅에서 중요한 지점이 '경계없음'이기 때문에 실제로 4050세대를 겨냥한 상품의 대부분이 사실은 노년층까지 아우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온라인쇼핑을 즐기는 시니어 고객들은 건강하고 활기차고 유쾌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 '실버 카테고리' 등의 돌봄 대상으로 느껴지거나 노인으로 낙인찍는 듯한 마케팅에는 거부감을 보인다"면서 "'시니어를 위한' 이라는 수식어가 있다면 MZ세대의 문화를 대대적으로 반영하는 식으로 콘텐츠나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e커머스 업계가 4050대 중년층을 넘어 5060세대, 더 나아가 70대까지도 마케팅의 대상으로 삼게 된 데에는 급격한 고령화 현상과 노년층의 디지털 친숙도가 계속 상승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노년층 인구로 재편되었을 때를 대비해 콘텐츠와 역량을 준비해두는 것이다. 현재 모바일 기기와 온라인에 익숙한 중장년층 세대가 노년기로 편입될 때를 대비하는 셈이다. 현재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써 모바일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정책 등 또한 긍정적인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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