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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고승범의 지혜를 고대하며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 이후에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 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다"라고 했다.

 

고 위원장이 취임하자 시장에선 금리인상과 대출통제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했다. 매파(통화 긴축정책 선호)로 분류되던 그의 등장에 이미 시장은 향후 정책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하는 그가 취임하기도 전에 주요 은행은 신용대출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도 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집값이다.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다.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 마다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규제가 얼마나 많은데, 집값에 대해 우려하느냐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강한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집값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던 '양치기 소년'이 생각난다.

 

정부를 믿고 정책에 순응한 사람과 '빚투' '영끌'한 사람, 그리고 투기에 나섰던 부자들과의 자산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집값만 오른 게 아니다. 전세값도 크게 올랐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웬만한 곳의 전셋값은 최근 2년사이에 두 배 넘게 오른 곳도 많다. 집 소유를 포기하고 전세 사는 진짜 서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집은 수요가 줄어 들면 공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집을 살 수 있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면 쉽게 해결된다. 국제 무역이든 국내 부동산 거래든 모두 금융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계부채가 1800조원(2분기 말 기준 1805조9000억원)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전국 아파트의 상당 수는 돈을 빌려준 은행이 실제 주인이라는 의미다. 아파트담보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은행의 이익도 늘어났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담보가치가 커지니 더 많은 돈을 대출해 준다. 대출을 늘리면서 집값은 계속 올랐다.

 

MB정부때 상대적으로 집값이 안정된 배경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있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금융정책과 금융기관을 관할하는 위원장이었다. 부동산 정책은 바로 금융정책이다. 금융을 보지 않고 부동산이란 실물만 보면 어리석은 정책이 나오기 십상이다. 문재인정부가 집값을 잡을 수 없었던 이유다. 금융당국에서 해법을 찾아야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취임 전까지 은행 등 여신사는 주택담보대출에 높은 비중을 두었다. 돈의 흐름을 부동산으로 몰고 갔다. 자산의 불평등을 심화시킨 배경이다.

 

부동산은 금융이다. 단기간에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하락 리스크가 커졌다. 집이 많은 투기적 수요자에게 대출을 금지하기 보다는 대출금리를 높이면 된다. 실제 거주하는 전세 수요자에게는 오히려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여신금융회사도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아파트 건설 자금은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해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면 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는 만기 연장과 함께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해주는 금리차등화 정책도 필요하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경제정책 전문가 고 위원장은 그 해법을 알고 있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그가 소중히 품고 있는 가치다. 투기를 억제하고,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의 지혜로운 정책이 기다려진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박승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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