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최근 영업점 방문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이 일상화하고 있어서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비대면 주담대 상품 확충을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영업점 방문 없이도 신청과 실행까지 모바일로 가능한 '우리WON주택대출'을 출시했다. 소득과 주택시세를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금리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금리우대 조건도 5개로 간소화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올 상반기에 비대면 주담대 상품 '하나원큐 아파트론'을 출시해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하반기 안으로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 열린 KB금융지주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시사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문철 전무는 "주담대는 부동산 정책과 담보 설정 과정 등 예외적인 상황이 많아 비대면에서 실현되기 쉽지 않아 아직은 대면을 더 선호하지만 추세가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주담대 프로세스를 보완·개선하고 있다"며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상품 출시를 서두르는 배경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영역 선점에 앞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이미 지난해 9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취급액이 7000억원을 넘겼다.
여기에 금융권 메기로 평가 받는 카카오뱅크가 최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공식화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미 카뱅은 신용대출,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을 100% 비대면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비대면 주담대 역시 100%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담대는 은행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752조2000억원으로, 신용대출 규모인 277조원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서류 처리 과정이 복잡한 탓에 대면 거래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비대면 금융의 발전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시중은행에 더해 인터넷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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