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청약스팩 평균 경쟁률 99.9대 1
초기 평균 수익률 7.37% '호조세'
美 시장 따라 국내 상장 증가예고
합병 이후 변동성 확대 주의해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향한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스팩이 미국 시장에서 관심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기업공개(IPO) 투자의 대안으로 삼는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직접 증시에 상장하는 공모주를 사려면 수천 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하지만 스팩은 신규 상장사의 주식을 비교적 쉽게 살 수 있다.
스팩은 실제 사업은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한다.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발행주식을 공모한 뒤 그 자금으로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IPO 열풍에 스팩에도 몰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모청약 일정을 진행한 스팩 9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99.91대 1로 집계됐다. 100대 1을 넘기는 곳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중이다. 유진스팩6호가 236.2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하나금융스팩17호(168.68대 1), 하나머스트스팩7호(237.46대 1), IBKS스팩15호(101.73대 1)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청약을 진행한 스팩 18곳의 평균 경쟁률이 3.14대 1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스팩은 일반 공모주와 달리 청약 경쟁률 5대 1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통념은 이제 깨졌다고 볼 수 있다.
예년과 다른 특이점을 보이는 건 경쟁률뿐만이 아니다. 이전과 달리 상장 초기 수익률도 호조세다. 올해 상장한 신규 스팩 8개의 평균 수익률은 7.37%를 기록했다. 스팩은 합병 이슈가 없는 한 공모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다. 통상 합병 대상을 찾기 전까진 기대 수익률이 0%에 수렴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성과다.
스팩의 가장 큰 매력요인으로는 투자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스팩은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은행 또는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뒤 해당 예치금에 대해 약간의 이자를 지급한다. 한국은 기준을 2년으로 두고 있는 미국과 달리 3년 안에 스팩 상장 후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연 1.5~2% 안팎)를 돌려준다.
◆미국 따라 스팩 상장 늘어난다
스팩을 통한 상장 기업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시장 처럼 기업과 투자자 모두 전통적 IPO보다 더 빠른 자금조달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스팩 시장에 시선을 돌릴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 미국 시장에서는 총 300차례의 스팩 IPO가 진행되면서 934억달러가 조달됐다. 지난해 전체 기간 합산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스팩이 열기를 보인다"며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지만 주식시장이 활황이고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많다는 점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스팩을 통한 상장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스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참여한 발기인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스팩을 고르는 방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기인 중 합병 이력이 화려한 업체가 있다면 스팩의 신뢰도도 높아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합병 건수가 많고, 수익률이 높은 발기인이 대상이다.
발기인들은 공모가 절반인 1000원에 가격이 매겨진 보통주와 전환청구권 행사가격이 1000원인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합병 계획 꼼꼼하게 따져야"
스팩을 통한 비상장사 합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합병상장 발표 전까지는 합병 대상 기업도, 합병 시기도 알 수 없다. 합병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 역시 위험 요인이다. 그동안 국내 스팩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기도 하다.
이른바 '품절주'로 분류돼 세력이 개입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스팩주는 특성상 자본금이 작고 상장 주식 수가 적어 적은 돈으로도 주가가 널뛸 수 있다. 약간의 수급변화에도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 계획을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로 과열 우려가 나오는 미국 스팩 시장과 달리 국내 스팩 시장은 안정적인 구조를 갖춰 투자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팩의 합병 성공률도 51%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짝을 만나지 못하는 스팩도 절반이 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며 "우량한 비상장기업과 합병이 결정되면 좋겠지만 합병 결정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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