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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뷰티

[새벽을 여는 사람들] 욕실에 '행복폭탄'...글리코스 박경기 대표

박경기 글리코스 대표가 '폭남코스메틱' 제품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영석 기자

'배쓰밤(Bath Bomb)'은 물에 닿는 순간 기포화하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입욕제의 한 종류이다. 여기에 피부에 좋은 에센셜 오일, 향기, 색상 등을 첨가해 목욕을 하는 동안 시각적, 후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해외에서는 집에서 스파를 즐기는 홈스파가 먼저 발전한 덕에 배쓰밤 시장이 먼저 발전했고, 현재까지도 해외브랜드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 사이에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이제는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한 회사가 있다. 고체입욕제 제작 업체 '폭남코스메틱'을 운영하는 글리코스의 박경기 대표를 만났다.

 

◆ 폭남을 현재까지 이루기까지

 

박 대표는 해외 유명 입욕제 브랜드 제품이 과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경우 친환경, 천연재료 등을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판매가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판단이었다.

 

박 대표는 "이들 브랜드는 영국과 일본 등 해외에 공장을 둔 탓에, 국내소비자들은 물류비뿐 아니라 본사에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로얄티까지 비용으로 지불한다"며 "국내에서도 해외 브랜드 못지않은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폭남 코스메틱'은 지난 2015년 세워졌다.

 

그러나 사업은 쉽지 않았다. 공방에서 소량으로 만드는 수준의 입욕제 생산은 가능했지만,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배합 연구와 생산 기술이 필요했다. 그렇게 회사 설립 이후로도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제품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물류비와 로얄티 등의 거품을 걷어내자 경쟁사 대비 절반 가량의 가격에 생산이 가능해졌다. 해외 브랜드와 비슷한 품질에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덕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 해외 브랜드 이용 고객들도 저희 제품을 경험해본 뒤로 완전히 넘어오셨다는 반응을 보내주시곤 한다"고 했다.

 

숙박 중개업체 '야놀자'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숙박업체에 납품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드럭스토어, 면세점 등을 통한 오프라인 판로까지 확보하기 시작하면서 본격 성장 궤도에 올랐다.

 

폭남 코스메틱의 '레인보우 인 하바나' 제품 사진. /글리코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올 한해 폭남 역시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기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온 면세점 매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위기와 함께 기회도 동시에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자 집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털어내기 위해 입욕제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세 배 가량 증가했다.

 

박 대표는 "올 들어 회사 전략도 언택트·온라인 분야에 집중했다"며 "집에서 휴식을 즐기고 싶은 성인뿐 아니라 외부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달래고자 하는 육아가정에서도 구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폭남코스메틱의 '보라보라' 제품 사진. /글리코스

또 해외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신제품 컨셉트도 해외 휴양지를 모티브로 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출시한 '레인보우 인 하바나'는 쿠바의 휴양지 하바나에 떠오른 무지개를 형상화했다"며 "여행가서 바라본 밤 하늘을 떠올릴 수 있는 '보라보라' 처럼 앞으로도 여행과 관련된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리코스에서 만든 제품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고객들이 좋은 기억만을 가져가길 바란다"며 "저렴한 가격에도 경쟁사 못지않은 퀄리티를 담보하는 제품을 판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창업으로…

 

박 대표도 처음부터 창업을 고민한건 아니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그저 남들처럼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 스펙을 쌓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문득 남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고선 '이 일이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 일까'라는 물음을 갖게 됐다. 그의 답은 '아니다'였고, 그 길로 더이상의 무의미한 스펙을 쌓는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졸업도 전에 창업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창업의 분야로는 본인이 좋아하고,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했다. 어릴적부터 관심이 많았던 '화장품' 분야를 고르게 된 이유다. 박 대표는 "학창시절에는 수없이 일어나는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많은 화장품을 사용하게 됐다"며 "사용해본 여성용 스킨, 로션, 팩만 수십개에 달했다"고 회상했다.

 

첫 단계로 이러한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 '뷰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나아가 화장품 유통, 화장품 제작까지 이어진 것이다.

 

창업에 나서려는 그를 보고 주변 지인들은 창업을 만류하는 이들도 많았다. 기존 업계에서 경험을 쌓고난 뒤에 창업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이었다. 그럼에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학교 재학 중에 회사를 차리기 시작했다.

 

그는 "경험이 많더라도 성공하라는 보장도 없다보니, 언제 도전하더라도 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도전해야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대학생 때는 정말 가진게 없었기 때문에 실패부담이 거의 없었다(웃음)"고 했다.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했던 글리코스는 국내 입욕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입욕제 시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합 코스메틱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박 대표는 "입욕제를 통해 '힐링 라이프'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다양한 화장품을 통해서도 고객들에게 힐링 라이프를 선사하고 싶다"면서 "고객들의 마음 속에 '글리코스의 제품을 구입하는 건 행복을 구입하는 것'이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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