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가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초대형 공모주로 분류됐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내림세를 본 투자자의 실망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다. 기대했던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빅히트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서 벗어났다.
◆교촌, 상한가…외식 프랜차이즈 주목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5%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곧바로 반등하며 20% 넘는 상승폭을 유지했다. 교촌의 시초가는 이날 오전 공모가(1만2300원)보다 93.9% 높은 2만3850원에 형성됐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152.03% 올랐다.
교촌은 지난 3~4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318.3대 1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코스피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교촌 상장 이틀 전인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6963억원으로 집계됐다. 2거래일간 2조7973억원 늘어나며 교촌을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짐작케 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후의 성적에 쏠린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역시 상장 초기 기세를 이어간 후 급격한 내림세를 탔기 때문이다. 대형 공모주를 사들인 투자자 역시 그간의 경험을 통해 1~3 거래일 안에 팔아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느낀 상태다.
증권가에선 중장기적 주가흐름이 양호할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외식업계의 가장 큰 리스크는 경기와 유행에 따라 등락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촌은 과거와 달리 안정적 실적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구조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가맹점 폐점율(2018년 기준 0.5%)이 가장 낮은 점 등 국내 1위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 직후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 비교적 적고 대규모 매도 물량인 '오버행' 우려가 없는 점도 불안감을 낮추고 있다. 교촌의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2498만2540주)의 18.51%(466만3539주)다. 이중 우리사주조합과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물량을 제외할 경우 17.96%까지 줄어든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 첫날 발행 주식 총수의 13.06%(1022만주)가 풀렸고, 카카오게임즈는 22.6%(1659만주), 빅히트는 전체의 30%(1005만주)가량이 상장 초반 매도 가능 주식 수였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을수록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
교촌의 상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1호'의 상징성을 지닌 만큼 추후 상장을 계획하는 외식업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같은 치킨 브랜드인 BBQ·BHC도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등도 IPO 일정을 조율 중이어서다. 교촌이 흥행할 경우 교촌의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을 지표로 삼을 수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촌의 상장은 최초 프랜차이즈 직상장이라는 점과 프랜차이즈 업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주가 지속 강세는 '글쎄'
다만 기관이 의무보유확약을 내건 비중이 3.9% 수준으로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른 대형 공모주인 SK바이오팜(81.15%), 카카오게임즈(58.59%), 빅히트(43.85%)와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의무보유 확약은 기관이 공모주를 많이 받는 대신 주가 안정성을 위해 일정 기간(15일·1개월·3개월·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뜻한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6개월이 약 33%로 가장 많았고 1개월(31%), 3개월(20%) 순이었다.
빅히트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상장 후 단기간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던 것이 주가 급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보통 일반공모 물량 중 기관에 60%가 배정되는 만큼 기관 매도세는 공모주 수익률로 직결된다.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30%를 넘어서면 기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지금과 같은 가격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익실현 매물이 폭발적으로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촌의 공모가 기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2배로 삼성전자와 비슷하다"며 "공모가만 놓고 보면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30% 가까이 폭등한 지금 가격은 의심의 여지없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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