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역대 최고 규모, 63조원 넘어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일정에 돌입한다. 빅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 희망 범위 최상단인 13만5000원을 확정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713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데 이 가운데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은 20%인 142만6000주뿐이다. 경쟁률에 따라 받는 물량은 극히 적을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로또 공모주'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63조 타깃된 빅히트, 예견된 흥행?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빅히트의 성공적인 증시데뷔가 확실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117.25대 1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835대 1)을 가뿐히 제치고 기업공개(IPO) 시장 역사상 코스피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카카오게임즈(1479대 1)를 넘진 못했지만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달리 코스피 상장이란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그 이상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얼마만큼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느냐에 향한다. 기존 시장 참여자뿐 아니라 BTS의 초대형 팬덤인 '아미'의 가세까지 예상되는 만큼 기관 수요예측 흥행 이상의 청약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청약증거금 규모만 6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초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5543억원을 모은 바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증시 대기자금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3조1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54조8187억원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청약을 시작하던 지난달 1일 54조5372억원과 비교하면 약 8조원 늘었다. 자금 상당 부분이 빅히트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만일 함께 IPO 시장 기대주로 거론됐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정해진 뒤 상한가)의 선례가 빅히트에도 반복되면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치솟게 된다. 이 경우 시가총액 12조5000억원으로 단번에 코스피 30위권에 올라선다.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는 주당수익 21만6000원(수익률160%)을 챙길 수 있다.
◆애널리스트도 '절레절레'… 신(神)도 모르는 적정가
빅히트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고평가 논란이다. 게다가 공모가를 산정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기업가치/상각전이익'(EV/EBITDA) 방식을 활용해 작정하고 몸값을 높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진 상태다.
증권사들도 빅히트의 적정가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목표주가 혹은 적정주가를 낸 증권사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는 단 5장에 불과하다. 약 15곳의 증권사가 리포트를 냈음에도 대부분이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밸류에이션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초기 주가흐름이 목표주가를 훨씬 웃돌았던 기억도 빅히트의 몸값 측정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주가를 내지 않은 한 증권사 미디어·엔터 담당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도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측정하는 지표는 PER과 주당순이익(EPS)이다. 여기에 빅히트라는 기업 프리미엄에 얼마만큼의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컨센서스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목표주가를 낸 증권사들도 편차가 크다. 하나금융투자가 38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냈고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각각 29만6000원, 24만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은 적정주가로 각각 29만원, 16만원을 측정했다.
가장 낮은 가격을 매긴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업계 1위 프리미엄의 적용이 타당하다"면서도 "지식재산권(IP)이 아티스트 본인에게 소유되는 업계 한계를 변화시키지 못했기에 프리미엄 확장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완전한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 EPS에 JYP엔터테인먼트 대비 50% 할증한 목표 PER 50배를 적용했다"며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임을 고려한 밸류에이션이다"라고 설명했다.
빅히트는 이번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친 후 오는 1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이 공동대표주관사를,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청약을 원하는 투자자는 5~6일 동안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서울지점,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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