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보유했던 한샘이펙스 지분 최근 매입, 51% 이상 확보
한샘이펙스 2대 주주서 최대주주로…사무가구시장 본격 공략
CEO 25년등 40년간 업계서 잔뼈 굵어 경영 수완 발휘 '관심'
사무가구전문 퍼시스 손동창 명예회장과 경쟁도 관전 포인트
최양하 한샘 전 회장(사진)이 한샘 계열사인 한샘이펙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단독 경영에 나선다.
한샘이 갖고 있던 한샘이펙스 주식을 최양하 전 회장이 매입, 1대주주가 되면서다.
지난해 말 최 전 회장이 25년간의 최고경영자(CEO) 활동을 마치고 한샘을 은퇴할 당시 업계에선 자신이 2대 주주로 있는 한샘이펙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독자적으로 가구회사 운영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1978년 설립된 한샘이펙스는 사무용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최 전 회장이 한샘에서 독립, 한샘이펙스를 이끌게 됨에 따라 같은 사무가구 전문회사인 퍼시스 등과 경쟁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한샘이 보유하고 있던 한샘이펙스 지분을 최근 매입,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공시는 오는 4월에 나갈 예정이다
한샘은 기존에 한샘이펙스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최 전 회장은 한샘에 이어 한샘이펙스의 지분 25.6%를 갖고 있었다.
한샘 창업주이자 오너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장녀 조은영씨도 한샘이펙스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 자신도 한샘이펙스 지분 3.1%를 갖고 있다. 또 현 강승수 한샘 회장도 5.3%를 보유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최 전 회장께서 한샘이펙스의 지분 51% 이상을 확보해 대주주가 된 것은 맞다"고 전했다.
한샘이펙스는 2019년 당시 1408억원의 매출(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사무가구 외에 주방 상판에 주로 쓰는 인조대리석, 주방기기 사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은 사무가구 분야에서 나온다.
이처럼 최 전 회장이 한샘이펙스의 대주주가 돼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무가구 시장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으로 25년간 한샘을 이끌면서 2조원대 회사로 키운 장본인인 최 전회장의 능력이나 경영 수완 등을 볼 때 동종업계에 있는 퍼시스 등 사무가구 전문회사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퍼시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퍼시스는 2018년 기준으로 31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사무가구 부문 '톱 3'로 불리는 현대리바트(1311억원), 코아스(1085억원)를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이들 3개 사 중 점유율도 퍼시스가 56.9%로 압도적이다.
퍼시스는 퍼시스홀딩스가 31.72%로 대주주다. 2대 주주는 16.73%의 지분을 보유한 퍼시스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이다.
여기에 최 전 회장이 이끄는 한샘이펙스까지 본격 가세하게 됨에 따라 향후 사무가구 시장은 '4파전'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아울러 업계에선 퍼시스 오너인 손 명예회장과 전문 경영인 출신인 최 전 회장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
손 명예회장은 1983년 당시 한샘공업(현 퍼시스)을 창업, 사무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회사명을 퍼시스로 바꾸고 현재는 퍼시스 뿐만 아니라 일룸, 시디즈 등의 브랜드도 두고 있다. 나이는 48년 생인 손 명예회장이 49년 생인 최 전 회장보다 한 살 더 많다.
한샘이펙스에는 최 전 회장의 장남 우혁씨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한샘 주식 3.31%(77만9730주)도 보유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작년 말 퇴임할 때까지 25년간의 CEO 기간을 포함해 총 40년간 한샘에 재직했다. 최 전 회장이 보유한 한샘 지분은 조창걸 명예회장(15.45%)을 제외하고는 특수관계인 중에선 한샘드뷰연구재단(5.52%)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지난 3일 종가기준(7만1000원)으로 최 전 회장이 보유한 한샘 지분 가치만 554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