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요즘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전화 오는 빈도부터 다릅니다." 세종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수도 이전 논의가 재점화된 데다 실거래 가격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시장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마을2단지(세종리더스포레)' 전용 99㎡는 4월 13억40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전달 동일 면적 실거래가(35층, 13억2500만원)보다 1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세종의 강남'으로 불리는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59㎡도 같은 달 4층에서 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월 11층(5억8000만원)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두 사례 모두 더 낮은 층에서 거래됐지만 가격은 더 높게 형성됐다. 정치권의 수도 이전 발언이 직접적인 촉매제가 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지난 4일 공개 발언을 통해 "세종시가 진정한 행정수도가 되려면 대통령실과 국회, 대법원이 모두 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17일 국회 대토론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더불어 청와대 및 헌법기관 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형성된 기대감은 통계 지표에도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9% 상승했다. 전국 평균(-0.02%)은 물론 서울(0.09%)보다도 높은 수치로 세종은 4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전주(0.23%)보다 상승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당발 경기변동에 따라 반등 기대감이 있는 수요와 전세 안정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새롬동 새뜸마을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3년 전엔 12억원까지 갔던 더샵힐스테이트 국평(전용 84㎡)은 8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9억원 수준까지 회복한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보류하는 사례도 많고 매수 문의도 활발하다"고 했다. 그는 "새롬동은 학군 수요가 탄탄하고 유흥시설 유입이 제한돼 정주 여건이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나성동 나릿재마을에서 중개업을 하는 B씨는 "리더스포레의 경우 국평 물량은 두 달 새 약 1억원 가까이 오르며 12억8000만원까지 상승했다"며 "최근엔 호가가 13억 후반에서 14억원까지도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성동은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해 상권이 발달했고 대전·청주 등과 연결되는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며 "세종예술의전당과 국립민속박물관(2031년 예정)이 포함된 국립박물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장기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나성동과 새롬동 일대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여전히 활발한 반면 중촌동 등 일부 지역은 단기 급등 이후 관망세로 돌아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종시는 선거 시점마다 이전 기대감으로 가격이 들썩이는 '정치 테마주' 성격이 있다"며 "이번에도 기대감에 따른 매물 회수와 거래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종은 다른 지역보다 조정을 크게 받았던 만큼 가격 이점까지 더해지며 반등 흐름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정치 이슈에만 의존한 묻지마 매수보다는 회복 속도가 더딘 지역 위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전지원기자 jjw13@metroseoul.co.kr
미국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며, 미국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가톨릭 교황이 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은 '레오 14세(LEO XIV)'이다.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오랫동안 페루에서 선교 및 사목 활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그는 아우구스티노회 소속으로, 미국 빌라노바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신학 석사와 교회법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에는 페루로 파견돼 20년 넘게 현지에서 봉사했으며 2015년 페루의 시민권도 획득했다. 2023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레오 14세를 교황청 주교부 장관에 지명하면서 전임 교황 선종 전까지 장관직을 수행했으며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교황청 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했다. 새 교황의 선출 소식은 8일 오후(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공식화됐다. 이는 추기경단 133명이 참여한 네 차례의 투표 중 세 번째 투표에서 교황 선출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 찬성을 확보한 결과다. 8일 오후 7시 13분, 교황청 수석 부제 추기경인 도미니크 맘베르티는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올라, 전통적인 라틴어 표현으로 "Annuntio vobis gaudium magnum. Habemus Papam.(여러분에게 큰 기쁨을 알립니다. 우리는 새 교황을 얻었습니다)"라는 말로 레오 14세의 즉위를 공식 발표했다. 곧이어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후 첫 연설에서 "모든 이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 바란다"고 전하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교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며 포용과 연대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며,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은 사랑의 다리이며, 우리도 서로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환경, 빈곤, 이주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직접 현장에 나서는 '발로 뛰는 사목'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목 방식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선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황청은 조만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릴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 일정과 함께 새 국무원장의 임명 여부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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