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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①삼성전자]반도체 슈퍼사이클 2.0, 'AI 메모리'로 K-제조 위상 다시 세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메트로신문DB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K-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지난 1분기에 메모리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되찾고 스마트폰까지 실적을 보태며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시가총액은 글로벌 10위에 올랐고, 영업이익에서는 애플을 넘어 엔비디아까지 넘본다. HBM 기술력과 파운드리 반등을 앞세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 중 반도체(DS)부문은 53조7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6%에 달했다.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고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971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85.3% 늘며 시장 규모 자체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 메모리 끌고 스마트폰 받치고…실적 전방위 개선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D램이다. 9일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 38.6%로 1위를 지켰다. 메모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위 SK하이닉스(28.8%)와 격차를 9.8%포인트로 벌렸다. 지난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내줬던 1위를 1년 만에 되찾은 데 이어 격차까지 확대한 것이다. 범용 D램과 서버용, 모바일 D램을 아우르는 생산 능력이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374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95% 이상 늘었다.

 

이런 성과는 메모리 시장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1분기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보다 55~60% 뛰었다. 삼성전자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를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크게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HBM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최선단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핀당 전송속도 11.7Gbps로 엔비디아 요구 기준을 웃도는 성능을 구현했다. 7세대 HBM4E는 올 하반기 샘플 출하를 계획하고 있고, 8세대 HBM5 목업도 공개하며 기술 경쟁을 차세대로 끌고 가고 있다.

 

HBM 사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HBM4는 이미 올해 생산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3분기부터는 HBM4가 전체 HBM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고객사들이 공급 부족을 우려해 2027년 물량까지 미리 확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수출에서도 삼성전자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1분기 반도체 수출은 785억달러로 전년보다 139% 급증했고, 이 가운데 메모리가 핵심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다.

 

스마트폰도 실적을 보탰다.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부문은 1분기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 등 플래그십 판매 확대로 모바일(MX)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었다. TV도 강세였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1.3%로 1위를 지켰고,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53.4%로 절반을 넘겼다. 전장·오디오를 맡는 하만도 매출 3조8000억원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파운드리·해외투자 '미래 동력'

 

파운드리는 도약의 새 동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었다. 파운드리 사업 단일 고객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계약을 발판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 기대가 커지고 있다.

 

1분기에는 고성능 컴퓨팅(HPC) 고객 주문을 이어간 데 더해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 물량을 수주하며 차세대 기술인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도 확보했다. 2나노 공정은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주를 늘리고 있다.

 

해외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1년 약 170억달러로 시작한 투자 규모는 370억달러 수준으로 늘었고, 올해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미국 법인 본사도 연내 뉴저지에서 텍사스주 플레이노로 옮긴다. 기존 오스틴 공장과 모바일·네트워크 사무소에 더해 본사까지 이전하면서 미국 내 사업 축을 텍사스로 결집하는 모양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갖춘 종합 역량을 미국 현지에서 키우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의 평가도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시가총액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서며 메타를 제치고 글로벌 상장사 시총 10위에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거론할 수 없던 성과다.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분기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을 488조원으로 제시하는 등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제치고 글로벌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글로벌 영업이익 1위인 엔비디아를 메모리 기업이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 자체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추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HBM 경쟁력과 파운드리 수율을 끌어올려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입지를 더 넓힌다는 구상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뒤 파운드리와 관련해 4나노·8나노 공정에서 엔비디아 칩을 생산하며 다음 세대 협력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HBM4와 소캠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년부터 HBM4E와 HBM5 등에서 장기 협력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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