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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 가능성은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카카오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혈당 관리 솔루션 '파스타'를 소개하는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카카오헬스케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새로운 분야로 자리잡아가자, 디지털 헬스케어가 단순 건강관리 기능을 넘어 전문화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올라운드닥터스는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에이온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UTC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유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운드닥터스가 개발하고 있는 '캔모어'는 항암 치료 과정에서 환자 스스로 부작용을 관리하도록 돕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올라운드닥터스는 올해 안에 유방암 환자의 항암제 순응도를 개선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캔모어는 지난 2023년 1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인증서'도 획득했다.

 

올라운드닥터스는 캔모어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데이터 수집용 소프트웨어 '캔모어 피알오'도 설계했는데, 해당 서비스는 지난 5월 연세암병원에서 상용화되면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엔허투' 임상시험에서 활용된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올라운드닥터스는 캔모어의 의료적 안정성을 강화하고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라운드닥터스가 유방암을 비롯해 대장암, 위암, 폐암 등으로 확장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데 비해 헬스케어 스타트업 유쾌한프로젝트는 정신건강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쾌한프로젝트가 운영하고 있는 멘탈 관리 플랫폼 클라이피는 최근 프리딕티브코리아와 '디지털 트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클라이피는 프리딕티브코리아의 '디지털 트윈'을 응용해 DNA 분석을 바탕으로 한 초개인화된 멘탈 관리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라이피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은 손톱이나 구강상피 세포만으로 유전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2만2000개 이상의 유전병에 대입하면서 각종 약물에 대한 민감도와 같은 선천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술을 갖췄다.

 

클라이피는 해당 기술이 심리와 정서를 과학적이고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적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쾌한프로젝트는 클라이피를 통해 마음 건강을 대중화하기 위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앞서 지난 3월에는 두나무앤파트너스와 미국 벤처캐피탈(VC) 500글로벌로부터 12억원 수준의 첫 기관투자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를 앞세워 만성질환 관리에 본격 나섰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지난 2월 선보인 '파스타'는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다.

 

파스타는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등 2개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와 연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카카오헬스케어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연속혈당측정기 '말리아 스마트 센서' 연동 서비스 시작도 추진 중이다.

 

기존 제약업체들도 디지털 헬스케어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모습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한국건강관리협회 17개 건강검진센터, KMI한국의학연구소 전국 8개 종합검진센터 등에 심전도 검사 기기 '모비케어'와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에띠아 엘브이에스디'를 공급하고 있다.

 

'모비케어'는 가슴에 탈부착하는 기기 하나만으로 장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심장 이상까지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인다. '에띠아'는 AI 알고리즘으로 부정맥 등 기존에 선별이 가능한 질환을 비롯해 심부전 위험도까지 예측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강점은 일상에서 건강을 쉽게 관리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며 "실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는 기술인지가 투자자 관점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가진단, 비대면, 홈 케어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가 반영되고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전문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전문가와 연계한 의학적 접근의 필요성이 강조되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다양하게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매출은 총 5조7000억원이다. 이를 사업분야별로 살펴보면, 의료용 기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4.4%로 가장 크고, 디지털 의료 및 건강관리 지원 시스템 27.6%, 디지털 건강관리 플랫폼 14.4%, 건강관리 기기 8.3%, 의료용 소프트웨어 6.8%, 건강관리 솔루션5.5% 등이 순서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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