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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내일 또 내일, 현실을 외면하는軍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우리 군은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처해 있다. 우선,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 이로 인한 군구조 개편 등이 가장 큰 안보환경 변화 요소일 것이다. 변화로부터 미래를 준비하는 거시적 구상은 환영할 일이지만, 현실의 문제를 내일로 또 내일로 미루는 군대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병력감축의 주대상이 되는 육군은 타군에 비해 이러한 급변 요소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46만 4000명인 병력을 2022년까지 36만 5000명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가속화되는 청년인구 감소 추세를 보면 이보다 더 감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2일 육군은 미래정책서의 성격인 '육군비전 2050'을 발간했다. 군병력을 간부 14~18만명·병 4만 명으로 구성하고,기존의 사단체계 대신 임무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듈형 전투단(대대급)으로 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래 안보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중요한 부분을 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충실한 현재가 먼저다. 숙련된 간부중심으로 군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수한 장교와 부사관이 군에 영입되어야 한다. 비숙련 임무를 수행하는 병들이 전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인 전투훈련과 소부대 전술훈련 등이 충실히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언제든 현역처럼 투입할 수 있는 정예 예비군도 필요하다.

육군의 비전2050에는 첨단 개인전투체계,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에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인간탐승형 로봇(모빌슈트)도 등장한다.무기체계 보다 사람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닐까. 아무리 첨단무기가 도입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건담이라는 모빌슈트를 움직이는 것도 뉴타입이라는 뛰어난 파일럿이 있어야 가능하다.

전쟁 또는 이를 막기 위한 일련의 전투행위에서도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작전지역을 안정화하는 '민사작전 능력'이 필요하다. 즉, 사람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우수인재들은 군을 기피한다. 전문자격을 갖춘 인재들은 장교나 부사관보다 복무기간이 짧은 병복무를 선택하는 추세다.

설령 우수인재가 군간부로 입대를 하더라도 대다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기복무비선발, 또는 계급정년이나 나이정년이란 선에 걸려 군을 떠난다. 예비군으로 활용하려고 해도 예비군 물자는 낡았고 낡은 물자마저도 턱없이 부족하다. 군을 선택할 제반 여건 자체가 엉망인 상황이다.

바꿔주겠다던 보급품은 매번 짝퉁이거나, 불량 또는 결함 투성이다. 군 수뇌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슬로건과 사업이 난무하고 기존의 사업은 연속성 없이 사라져 간다. 오늘의 일을 내일로 내일로 미루는 군대가 미래를 달성할 수 있을까. 짝퉁을 받고도 '나는 합법하다'라고 자위하고, 현실을 돕겠다고 나서는 자들에게 '시시하게 그런걸 말하냐'는 대한민국 군대. 그 미래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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