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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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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일명 우한폐렴)이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저성장, 성장동력 부재, 40대 실업률 증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2019년 잠재성장률을 2.7%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제 국내총생산(GDP)은 이보다 0.7%포인트 낮은 2.0%를 기록했다. 그나마 4분기에 정부가 세금을 풀어 경기하락을 방어해 2% 턱걸이를 한 것이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5%로 예측했다.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줄은 수치다. 만약가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라면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노동·자본·토지 등의 생산요소를 모두 사용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다면 경제가 잠재성장률만큼도 성장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는 의미다.

숫자로만 얘기하면 지금 경기가 어떤지 체감하기 쉽지 않다. 그럼 주위를 둘러보자. 20대들은 취업 의지마저 없어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들을 차치하고, 한창 일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키워야 할 40대 실업률이 증가추세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해운, 항공, 조선, 철강 등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주요 대상자들이 바로 이들이다.

최근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에 이미 임원 구조조정을 끝냈다. 이달까지는 직원들 명예퇴직자를 신청받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신청을 안 하고 있어 고민"이라며 "지금 같은 시기에 누가 회사를 나가려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인위적, 강제적 퇴사조치가 있을 것 같다며 "설 연휴 동안 누구를 내보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직원들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못했다"고도 털어놨다.

대기업 협력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자녀들 학비가 최고조에 이르는 40대가 명예퇴직을 당하면 가정 자체가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경기불황의 심각성은 서울 시내 중심부를 조금만 벗어나도 알 수 있다. 유흥가가 밀집한 동네가 아니면 가게를 내놓는다는 쪽지가 붙어 있는 건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회사 다니다가 퇴직금으로 가게를 열어도 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럴듯한 창업도 쉽지 않다. 남들과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기도 힘들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도 정부·지자체의 각종 규제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어 생존이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현대차그룹이 미래형 자동차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 쫓겨간 미국 우버와 손잡고 추진할까.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경제예측기관인 인텔리전스유닛은 코로나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규모로 커질 경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깍아먹어 성장률이 5.5%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경제연구원은 사스 때 우리나라에서는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2003년 2분기 성장률이 0.25%포인트 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영향으로 당시 한국 GDP가 0.2%포인트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비슷한 영향을 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면역력'이 떨어진 우리나라를 공격해 그나마 기대하는 2.5% 성장마저 떨어뜨릴까 무섭다. 보건정책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 전체의 '경제면역력'을 챙겨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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