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인재영입 경쟁…프레임 씌우기에 미담만 장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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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인재영입 경쟁…프레임 씌우기에 미담만 장황

최종수정 : 2020-01-16 10:56:09

민주당, 인재영입서 '경제회복·검찰개혁·복지·평등' 방점

한국당, '미투·공익신고·안보' 등 與 겨냥·부각한 인재영입

여야, 미담에 치중…영입인재, '뚜렷한 소신' 없어 의구심

더불어민주당 아홉번째 영입인재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참석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아홉번째 영입인재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참석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비에 나선 정치권이 치열한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입한 인재가 역경을 딛었다는 미담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당 기조에 맞춘 편향적 영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6일 오전 각각 영입인사 기자회견을 갖고 인재 소개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4·15 총선 아홉 번째 인재로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최지은 박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입은 이어지고 있는 경기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뢰를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최 박사에 대해 "2011년 아프리카개발은행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의 정책 자문을 담당했다"며 "당시 아랍혁명의 주 요인을 고용 없는 성장과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진단하고, 해결방안으로 포용적 성장을 제시해 주목받았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의정 전략을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등·복지·청년·여성·개혁 등 진보 기조에 맞게 인재를 차출하고 있다.

첫 번째 영입인사는 최혜영 강동대학교 교수였다. 발레리나 출신의 최 교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를 입고 무용수의 꿈을 접었다. 최 교수는 "신체적·사회적 약자가 아닐 때 느끼지 못했던 문턱이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며 "이 문턱을 없애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2호 영입인재는 원종건 씨였다. 원 씨는 지난 2005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민주당은 원 씨를 '사회적 역자의 아픔을 봉사로 이겨 낸 희망매니저'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영입인재는 '재산은 노원구의 아파트 한 채 뿐인 청렴한 군인' 김병주 육군 예비역 대장, 네 번째 영입인사는 '전관예우를 거부하고 로펌도 마다한 대쪽 검사' 소병철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이었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오영환 씨에 대해 '소방안전전도사 청년소방관', 홍정민 변호사에게 '경력단절 여성의 롤모델' 등 수식어를 붙이며 영입 인재의 삶과 역경을 부각했다.

당 기조에 맞게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 건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 씨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붉은 넥타이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 씨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붉은 넥타이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같은 날 팜한농 구미공장 이종헌 선임을 올해 세 번째 영입인사로 발표하고, '양심과 정의의 편에 선 공익신고자'라고 명시했다.

한국당은 지난해부터 현 정부의 비위 의혹을 부각하며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번 인재 영입도 이에 맞췄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한국당은 앞서 '목발 탈북'으로 잘 알려진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와 '체육계 미투(Me too) 1호'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 씨를 영입했다. 한반도 안보 문제와 여권 내에서 불거졌던 미투 문제 등은 자연스레 국민에게 상기됐다.

일각에서는 각 당이 인재영입에 있어 '정치 주체의 다양화'를 고민해야 하지만, 상대방 고정관념(프레임) 씌우기에 치중하면서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질타한다.

'미담'에 무게를 두면서 소수자를 전시 대상으로 만드는 인재영입 관행도 끊어야 한다는 비판 또한 나온다. 최근 영입한 인사 대부분은 구체적인 공약이나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당 차원에서는 어떤 문제를 의제로 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다. 각 당의 인재영입이 설익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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