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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앨리스 로버츠 지음/김명주 옮김/푸른숲

인류의 역사는 '길들임'의 역사다. 빙하기 말 생태적인 대격변의 시대에 매머드 같은 대형 포유류와 몇몇 포식자가 멸종했다. 반면 개, 닭, 소 그리고 말은 인류와 상호의존하며 살아남았다. 생존을 위해 인간을 선택한 개는 현재 5억 마리가 넘는 반면 개의 친척인 늑대는 30만 마리에 불과하다. 소의 조상인 오록스는 멸종했지만 소는 전 세계 약 15억 마리가 존재한다.

책은 '길들임'이라는 렌즈를 통해 야생의 씨앗과 들판의 동물이 인간의 중요한 협력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놓는다. 앨리스 로버츠는 우리가 길들인 많은 종 가운데 개, 밀, 소, 옥수수, 감자, 닭, 쌀, 말, 사과, 인류라는 10종을 골라 설명한다.

흔히 작물화와 가축화는 인간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길들임은 쌍방의 과정이며 인류 역시 길들임의 주체이자 객체"라고 주장한다. 늑대에서 진화한 개가 대표적인 예다. 책은 늑대 쪽에서 먼저 인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길들임을 부추겼다고 이야기한다.

약 3만년 전 수렵채집인들은 한 장소에서 머물며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 배고픈 늑대들은 사냥꾼이 가져오는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인간에게 접근했다. 공격적인 늑대는 쫓겨났고 인간의 친구가 된 개는 살아남았다.

소와 인간의 관계도 흥미롭다. 고고학자들은 7500년 전 소뼈와 그로부터 3000년 뒤 소뼈 크기를 비교했는데 후자가 3분의 1가량 더 작았다. 인간이 더 많은 고기를 얻기 위해 소가 성숙하기 전 도축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소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킨 것 같지만 소를 길들임으로써 인간의 DNA도 바뀌었다. 바로 우유를 소화시키는 능력이다. 인간은 소를 키우고 우유를 먹기 위해 젖당 내성 유전자를 생산하게끔 진화됐다.

책은 각 동맹이 생태적 공생 관계로 발전한 일종의 공진화 실험이었으며 결국은 길들임이 쌍방 과정이라는 것을 방대한 자료와 탄탄한 논리로 입증해 나간다. 576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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