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IT/과학>방송통신

[콘텐츠 구독경제 시대]下 자유로운 선택이 위험요인으로…"장기적 구독 이어져야"

#직장인 김강인(33)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몰아보기 위해 월 7900원을 내고 왓챠 플레이에 가입했는데, 최근 좀비 드라마에 빠져 넷플릭스 '킹덤'도 같이 시청하고 싶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 가입하려면 베이직으로 월 요금제 9500원을 더 내야 한다. 더구나 매월 9900원을 내고 독서 애플리케이션(앱)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있어 매월 내야 하는 요금이 만만치 않다.

◆구독경제, 무조건 성공?…"장기 구독으로 이어져야"

구독경제가 콘텐츠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의 구독료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매월 1만원 안팎의 정기적인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이용할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가 없으면 오히려 구독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업자는 구독경제의 특성상 비교적 가입자 해지가 간편하기 때문에 어렵게 유치한 이용자를 쉽게 잃을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이를 위해 구독료가 아깝지 않도록 이용자의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유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미국의 '무비패스'는 월 9.95달러(약 1만1500원)에 매일 극장에서 영화를 한 편씩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며 '영화계의 넷플릭스'로 떠오른 바 있다. 초반 무비패스는 영화 한 편 보는 비용으로 한 달 간 매일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단기간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회원들이 눈덩이처럼 몰려들어 수요예측에 실패한 결과 비용이 수입보다 불어나기 시작했다. 무비패스는 지난해 1·4분기에만 9380만 달러(약 1092억3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가격정책을 수시로 바꾸다가 지난 9월 경영난에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SK플래닛이 2016년 의류 구독 서비스 '프로젝트 앤'을 선보였다가 디자이너 브랜드 신제품을 구입하느라 비용이 늘고 신규 가입자 유치가 되지 않아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구독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기 때문'(25%)이었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24%), '경제적 이익 때문'(19%), '편리함'(12%) 등이 뒤를 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호기심에 초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구독으로 이어지려면 그만큼의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느낄 있어야 구독경제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

일본 효고대학의 카와카미(Kawakami) 교수는 한 IT전문매체를 통해 "구독형 서비스는 사용자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의사를 나타내고 지속적으로 기업에 대금을 지불하는 것을 지칭한다"며 "사용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구독형 서비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와 연결이 강해야 하고,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에 집중하고 이용자와의 접촉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시장에서 이용자의 새로운 경험이란, '콘텐츠' 그 자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제작비를 쏟아 붓는 이유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700여 편의 자체 드라마와 영화 시리즈를 제작했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모든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누가 더 많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지에 대한 시간 점유율 싸움"이라며 "구독경제로 서비스되는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양, 가격, 서비스의 편리함 등 어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곳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무료 이용 기간 이후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는 비율은 평균 40%대로 높지만, 소비자가 해당 서비스에 만족할 경우 1년 이상 구독하는 경우는 45% 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구독 유지 결정은 결국 서비스 이용 후 만족도에 달렸다는 의미다.

모델들이 SK텔레콤의 '올프라임' 출시 소식을 알리고 있다. / SK텔레콤



◆치열해지는 경쟁에 이용자 피로 증가…OTT·음악·쇼핑 한번에 즐기는 서비스도 등장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도 이용자의 피로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OTT 서비스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상파와 SK텔레콤의 '웨이브', KT의 '시즌', CJ ENM의 '티빙' 등 복수의 사업자가 등장하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대형 사업자를 위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수의 OTT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이 늘고 구독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존 OTT 서비스와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 간 제로섬 게임 발생할 수도 있다.

향후에는 이용자 가치를 위해 OTT 서비스와 음악, 쇼핑 혜택 등이 동시에 묶인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월 9900원에 동영상·음악·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혜택, 모바일·온라인 쇼핑 혜택, 여행·영화·배달 등 생활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올프라임'을 선보인 바 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소비자는 시간, 자기가 부여받은 가치, 가격에 의해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며 "국내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향후 아마존처럼 쇼핑, OTT, 음악을 묶은 구독형 서비스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