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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루어 낚시의 달인' 이상학 프로

이상학 프로가 잡은 고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학 프로



루어 낚시는 음지에 있던 낚시 문화를 스포츠 영역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생물이 아닌 생선을 닮은 미끼를 사용해 혐오감을 줄였으면서도, 더 크고 희귀한 어종을 낚을 수 있어 남녀노소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상학 프로는 국내에 루어 낚시를 보급한 1세대다. 1990년대 일찌감치 프로를 자처하면서 방송 등을 통해 다양한 낚시 스킬과 정보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데 앞장섰다. 후배를 양성하며 낚시 스포츠를 확대하는데도 큰 공을 세웠다.

지금은 서울 한 아울렛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매장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아직 낚시 프로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투잡'을 하고 있지만, 낚시를 전업으로 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새벽을 열고 있다.

이 프로를 만났다. 겨울을 맞아 붐비는 아웃도어 매장에서, 이 프로는 손님들에게 경험을 토대로 상품을 소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팬들이 찾아오면 낚시 기술을 가르쳐주며 오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상학 프로(오른쪽)가 네파 홍보 대사로 활동할 당시. /이상학 프로



"10여년 전 네파 관계자들과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네파는 미래 아웃도어 시장이 '워터 스포츠'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했고, 프로 낚시인의 수익 구조를 찾던 나와 손을 잡게 됐다. 홍보대사로 처음 인연을 맺어 방송이나 홍보 활동 등으로 다양한 도움을 받았고, 매장을 운영하는 기회도 생겨 지금에 이르렀다"

이상학 프로는 처음 낚시를 직업으로 삼게된 이유를 '환경' 이라고 답했다. 어릴적 살던 고장에서 유일하게 즐길 수 있었던 취미가 바로 낚시였던 것. 낚시를 즐기고 살다보니 어느 순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상학 프로가 낚시를 하고 있다. /이상학 프로



"낚시를 즐기다가 군대를 다녀와서는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동료들과 함께 처음 프로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1998년 낚시 방송을 하는 기회를 잡아 루어 낚시와 방법을 소개하면서 저변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젊은 남성들이 예쁜 옷을 입고 낚씨를 하며 즐기는 모습에 여러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루어 낚시가 인기를 높여갔고, 2003년에 '오브라더스'라는 방송이 나간 후부터는 젊은이들과 여성들까지도 낚시를 배우게 됐다. 이 때 낚시로 연봉 10억원을 벌어보자는 꿈을 꿨다"

이 프로는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여유를 갖게 됐고, 몇년간 나태한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좀처럼 크지 않는 낚시 문화였다. 인구는 많이 늘어난 반면, 여전히수익을 거두기도 쉽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11년쯤 낚시대를 거치하는 가구 사업을 했다가 큰 실패를 겪었다. 낚시가 당당한 취미가 아닌 탓에 비싼 값에 낚시대를 구입하고서도 당당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분위기 탓이었다. 프로들이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낚시 스포츠가 잘 자리잡은 해외와는 가장 큰 차이였다"

이 프로가 오히려 프로들에 '프로 정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사람들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낚시라는 취미를 향한 인식을 개선해야만 낚시 저변도 더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낚시는 프로 실력을 갖는데에는 3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운동이지만, 진짜 프로라면 낚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한다며 따끔한 충고도 던졌다.

"선수에 프로라고 불러주는 스포츠는 골프와 낚시 정도 밖에 없다. 전문성을 인정해준다는 의미다. 그만큼 프로는 공인임을 인식하고 행동을 조심해야한다. 낚시인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프로들간 동료 의식도 중요하다. 대어를 낚는다고 내 몫을 뺏어간 사람이 아니다. 이런 여러가지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낚시 문화가 온전히 자리를 잡고 전업 프로들이 활동할 수 있다"

이상학 프로가 제작했던 낚시대 거치 가구. /이상학 프로



비정상적인 산업 구조도 지적했다. 골프는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 낚시는 GDP 3만달러를 넘으면 보급이 빨라진다고 보는데, 정부는 여전히 무관심과 불필요한 규제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낚시 업계도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데에만 급급할 뿐, 낚시 문화를 보급하는 데에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이 프로가 생각하는 문제였다.

"해외에서는 보트가 낚시 문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보트를 띄우기 쉽지 않다. 국산 낚시대 수준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제품을 파는 것에만 급급할 뿐 낚시 대회를 열거나 프로 선수를 활용하는 데에는 소극적이다. 정부와 기업, 전문가가 삼각형을 이뤄 힘을 모아 시장을 키워야 한다. 일본 수출규제로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낚시대만큼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었을 만큼 국내 낚시 산업은 아직 뒤쳐져 있다. 낚시 산업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을 기울여야만 낚시 인구를 확대하고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으리라 본다"

네파를 홍보하는 이상학 프로. /이상학 프로



이 프로는 낚시 스포츠를 성장하게할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마나 스포츠토토와 같은 도박이다. 낚시는 조작이 매우 어려운데다가 극적인 상황도 자주 연출되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물론 거액을 베팅하는 형태는 아니다. 그저 낚시를 즐겁게 보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는 도박이 재밌을 수 있다는 발상에서다.

아웃도어 매장 운영자와 낚시 프로, 2개 직업간 비중을 물었다. 기대와는 달리 5:5라고 이 프로는 대답했다. 아직 낚시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 미래에 전업 낚시 프로로 활동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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