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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선청소기부터 첨단 IVI 제품까지…LG전자 하이퐁 공장을 가다

12.2만평에 약 1조7000억 투자, 임직원 3000여명 근무

2014년 10월부터 TV, 청소기, 에어컨 등으로 가동 시작

휴대폰, 車 전장제품, 세탁기등 생산…작년 30억불 매출

단말·IVI·무선청소기등 추가 생산해 내년 67억불 목표

베트남 하이퐁에 있는 LG전자 공장 전경./김승호 기자



【하이퐁(베트남)=김승호 기자】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해서라면 있는 법도 바꿔주겠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뻗어있는 하노이~하이퐁간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면 닿을 수 있는 하이퐁. 과거엔 하노이에서 차로 4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외졌던 곳이다.

베트남의 5개 중앙직할시 중 하나이자 세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퐁의 장쥐에공단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과 희성, 행성, 오성, 동양, SL전자 등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들어서며 베트남의 대표적인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한국의 창원공장을 포함해 LG전자의 전 세계 32개 공장 중 한 곳으로, 유선청소기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CID(센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자동차 전장품 등 최첨단 제품들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공단에서 약 20㎞ 거리에 하이퐁항구와 국제공항이 위치해있어 공단으로선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베트남항공사인 비엣젯이 하이퐁~인천공항 구간을 운항하고 있다. 경제특구로 지정돼 법인세 등 세금 감면혜택이 있어 입주사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크다."

LG전자 베트남법인 류남기 CFO의 설명이다.

LG전자 하이퐁 공장 1층에 마련된 쇼룸. /김승호 기자



2013년 9월에 첫 삽을 떠 이듬해 10월부터 TV, 청소기, 에어컨 등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한 12만2000평 규모의 하이퐁 공장에 LG전자가 투자키로 한 금액만 15억 달러, 약 1조7860억원에 달한다. LG전자를 포함해 공단에 입주한 35개사의 투자 규모(계획 포함)는 총 47억 달러(약 5조5770억원) 수준이다.

현재 베트남엔 LG그룹 계열사 9곳이 진출해 있다. 호치민에 있는 LG화학, LG생활건강을 제외한 나머지 8곳(LG화학 포함)이 이곳 하이퐁에 있다. 물류를 담당하는 판토스, MRO 부문 서브원, IT 계열사 LG CNS도 하이퐁에 자리 잡고 있다.

전자 3000명, 디스플레이 9800명 등 LG그룹 계열사와 협력사에 근무하는 인원만 약 2만7000명 정도로 200만 명이 조금 넘는 하이퐁에서 고용 창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30명 정도의 LG전자 본사 파견 인력을 포함해 베트남 직원 등 3000명이 이곳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스마트폰, 차량용 스마트기기, 세탁기, 청소기 등 다양하다.

기자가 공장을 방문한 지난 5일에도 P2동에 있는 생산라인에선 일명 '통돌이'로 불리는 전자동세탁기와 드럼세탁기 등을 조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만든 세탁기는 절반 가량을 북미지역으로 수출하고, 35%는 아시아에서 소화한다.

또 다른 라인에선 유선청소기 조립이 한창이다. 50%가 다소 넘는 가동률로 지난 11월에 생산한 유선청소기는 3만4000대 정도로 이들 제품은 54%를 아시아권, 39%는 CIS(독립국가연합)로 각각 보내진다. 내년엔 현재 한국의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무선청소기를 이곳에서 본격 생산한다. 또 G8 등 스마트폰은 15% 정도의 물량을 제외한 전체를 미국 등 북미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하이퐁에서 생산하는 이들 제품을 중심으로 LG전자가 베트남법인에서 거둔 매출만 지난해 30억 달러(약 3조5600억원) 수준이다. 올해엔 매출이 38억 달러(약 4조5000억원)로 늘고, 특히 내년엔 67억 달러(약 7조9000억원)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남기 CFO는 "내년부터 생산하게 될 단말 제품과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향후 법인의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 제품 생산이 본격화하는 내년엔 매출 8조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은 조립 등 사람의 손이 필요한 일부 작업을 제외하고는 시스템 대부분이 자동화돼있어 생산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장을 둘러보는 중간 중간에도 AGV로 불리는 자동운반차량이 이곳, 저곳을 오가며 부품을 나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장에서 사람이 끌고 다니는 것은 없는 셈이다.

하이퐁 공장의 자동화 수준은 한국과 유사하지만 1인당 생산성은 한국의 창원공장보다 훨씬 높다는 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건비 인상을 비롯한 각종 노무 이슈와 생산성 하락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탈한국'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이곳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기업들을 자국으로 유치해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경제 성장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베트남 정부가 LG전자를 비롯한 외투기업을 대하는 태도는 놀라울 정도다.

하이퐁 공장에서 만든 청소기를 직원들이 포장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LG전자 베트남법인 인사경영지원 권준보 실장은 "법정 초과근로시간은 연간 200시간이지만 외국계 기업들은 납기 등을 맞추기 위해 현실이 그렇지 못해 베트남 정부에선 이런 상황에 대해 충분히 경청해 향후 제도개선 등에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실제 앞서 외투기업들이 모여 초과근로시간을 기존 200시간에서 300시간으로 늘려달라고 건의한 것에 대해서도 베트남 정부는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자국법을 바꿔서라도 기업 현장에 맞는 정책을 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기자와 함께 공장을 둘러본 한 중소기업인은 "베트남 정부의 이런 노력을 한국 정부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규제는 여전한데 노동 이슈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해 베트남 정부의 정책이 부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베트남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한 공로가 인정돼 지난 2018년엔 베트남 국가 최고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베트남 노동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전자 하이퐁 공장에서 한 직원이 퇴근을 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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