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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기자수첩]SK가 쌓아온 축적의 시간

신약주권을 향한 무모한 도전이 결국 결실을 맺었다. SK그룹이 1993년 불모지이던 제약산업에 발을 들이고, 더욱 생소한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방향을 잡았을 때 이들의 성공을 낙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27년이 지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탄생했다. 국내 기업이 후보물질을 발굴은 물론 임상,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끌고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낸 첫 신약이다.

취재 과정에서, SK의 성과보다는 묵묵히 견뎌온 지난 시간들에 더 눈길이 갔다. 엑스코프리의 개발은 총 18년이 걸렸고,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최 회장은 2001년부터 바이오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고, 바이오 사업부를 지주 아래 품은 채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SK가 개발한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임상 1상을 마치고 기술수출했지만 출시를 앞두고 FDA 승인이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 실패를 겪고 난 후 연구개발 조직을 더욱 강화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실패 없이는 도저히 배울수 없는 레슨이 있었고, 그 경험을 통해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 회장의 뚝심은 결국 기술수출 없이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신약을 만들어냈다. 판매도 직접 맡는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임상 3상 단계이던 3년 전부터 신약 마케팅 전략을 세웠고, 미국 전역에 판매 채널을 확보해 왔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매일매일이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조정우 사장이 엑스코프리 개발에 대한 소외를 묻자 답한 말이다. SK그룹에 지난 27년은 길고도 지루한 축적의 시간이었다. 셀수없이 많은 실패가 거듭됐지만, 단 한번의 성공을 장담하기도 어려웠다. 늘 부연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었을거라 추측한다. 하지만 묵묵히 견뎌온 시간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은 그간의 설움을 씻고 그토록 염원하던 신약주권을 확보했다. SK와 엑스코프리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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