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대학 재정(中)]교육부 눈치보랴 뒤처지는 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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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대학 재정(中)]교육부 눈치보랴 뒤처지는 대학들

최종수정 : 2019-11-18 15:55:54

[빨간불 켜진 대학 재정 中]교육부 눈치보랴 뒤처지는 대학들

사립대학 총장들이 교육부의 감사와 통제로 교육수준과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사립대학 총장들이 교육부의 감사와 통제로 교육수준과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OECD 교육지표 2019'를 보면 정부의 대학생 1인당 투자액(2016년 기준)은 1250만원으로 OECD 평균(1850만원)의 67.4%에 그쳤다. 대학을 '창의 인재 양성'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던 역대 정부의 다짐이 말뿐이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고등교육 투자액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7.6%로 OECD 평균(66.1%)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재정지원은 11년째 지속되는 이른바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른 등록금 동결과 맞물려 대학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등록금은 물가상승률 3년치 평균의 1.5배 이내에서 올릴 수 있지만, 실제 인상은 꿈도 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등록금을 올리면 정부 재정지원에서 제외돼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등록금 동결은 곧 교육 수준 저하로

11년째 등록금 동결을 이어간 대학들이 극심한 재정난과 함께 벼랑 끝에 섰다. 재정 위기는 교육수준 악화,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총장들은 설명했다. 한 해 예산의 절반을 등록금에서 얻는 국내 사립대학들은 학령 인구 감소와 강사법 시행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도 발이 꽁꽁 묶인 등록금 탓에 돈줄이 말라버렸다. 대학 총장들은 등록금 동결이 가져온 가장 큰 폐해로 '학내 시설투자와 기자재 구비 난항' '유능한 교수와 교직원 채용 어려움' 등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는다.

실제로 실험실습기자재 노후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이후 2017년까지 연구수행주체별 3000만 원 이상 연구장비 구축 현황을 보면 전체 5만 9830건 가운데 지자체출연연구소 25.7%(1만 5366건), 정부출연연구소 24.1%(1만 4398건)인 데 반해 대학은 0.8%(478건)에 불과했다. 전체 구축액(10조 1685억 원)에서도 정부출연연구소는 32.5%(3조 3020억 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학은 1%(994억 원)에 그쳤다. 연구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면 대학의 교육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충남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10년째 교육 시설투자를 못해 학생들이 10년·20년 전 장비로 교육받고 사회로 나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니 불일치가 일어난다"며 "기초과학은 말할 것도 없고, 공대가 특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공대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재정 부족으로 시대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의 한계 때문에 스펙 좋은 교수는 뽑을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대학 역량 대부분이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만 집중되는 것도 큰 문제다. 많은 대학들이 정부 재정지원에 목을 매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부문에 대한 연구나 투자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사립대 총장은 "등록금 동결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올릴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감사와 통제 받는 대학

무엇보다 총장들은 사립대가 문재인 정부 공정 프레임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교육부는 사학비리 척결에 드라이브를 걸며 부정·비리 의혹 사립대 감사뿐 아니라 16개 사립대 종합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국장은 "물론 사학비리는 척결 대상이다. 그러나 일부 사립대의 비리와 문제로 전체 사립대를 옭아매면 문재인 정부의 공정 프레임을 위해 사립대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대학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반값 등록금' 문제는 피해갔다. 재검토해 달라는 현장 목소리가 빗발쳤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를 보다 막판에 발표 문안에서 빼고 말았다. 대학 총장들은 "물가상승률만큼의 등록금 인상도 금지하면서 교육의 자율과 창의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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