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17일 갑작스러운 정계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여권 안팎에선 임 전 비서실장 정계은퇴를 시작으로 '86계 용퇴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입을 모으는 모양새다.
우선 임 전 비서실장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알렸다. 임 전 비서실장이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이에 '집권당'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 전 비서실장과 함께 과거 학생운동을 했던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당혹스러움이 불거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 전 비서실장 정계은퇴 소식에 "학생운동 때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라고 했다. 우상호 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평소 그러한 암시를 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나아가 임 전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행보는 민주당 내 '86계 용퇴론'으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계관계자는 18일 메트로신문과의 통화에서 "임 전 비서실장의 정계은퇴로 인해 민주당 내 인적쇄신 폭과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임 전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전 운동권세대 의원들의 불출마 움직임은 없지 않았나. 이철희·표창원 두 초선 의원의 총선 불출마만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실제 임 전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선언 다음날인 18일 민주당 내 비례대표 초선 이용득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내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불출마한다"며 "현재 대한민국 정치환경에서는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사회변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임 전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행보가 '86계 용퇴론'에 큰 여파를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86계 용퇴론 관련) 경우에 따라서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아서 일을 할 사람들은 일하고, 또 다른 선택할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고 이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