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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획] AI가 바꿔놓은 편의점 풍경… '물건 들고 나오면 결제 끝', 앱설치는 번거로와 입장 포기도

지난달 30일 국내 최초로 오픈한 한국형 '아마존고' 매장인 김포시 장기동 '이마트24 김포DC점'. 결제할 필요가 없이 바로 나가면 돼 편리하다. /채윤정 기자



인공지능(AI)이 편의점의 풍경을 180도 바꿔놓았다.

한 편의점에서는 QR코드만 스캔해 입장하면 계산할 필요 없이 물건을 가지고 나오면 됐다. 또 다른 편의점에서는 손바닥을 스캔해 입장하고, AI로봇에 손을 올려놓는 것만으로 결제가 끝났다.

지난 2017년 9월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 지난해 8월 북극곰 캐릭터로 친근감을 주는 AI 결제 로봇 '브니'를 선보였다. 브니는 초등학생들에게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채윤정기자



기자는 지난달 30일 국내 최초로 오픈한 한국형 '아마존고' 매장인 김포시 장기동 '이마트24 김포DC점' 오픈 1달을 맞아 28일 이 매장을 찾았다. 이어 29일에는 '무인 스마트 편의점'으로 유명세를 탔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을 방문했다. 두 매장이 어떤 기술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 지 궁금했다.

◆이마트24 김포DC점 '결제 필요 없어' vs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 '앱 설치 안 해도 돼'

두 스마트 매장에서의 편의점 쇼핑은 '뭔가 허전하다' 싶을 정도로 간편했다. 직원이 하는 일은 첫 방문 고객에게 이용방법과 주의사항을 숙지시키는 일이었다. 직원은 재고 관리나 결제 오류를 해결해주는 일만 담당하면 된다.

불편한 점도 있었다. 이마트24 김포DC점에 입장하려던 몇몇 고객들은 직원이 "SSG페이를 설치해야 한다"고 안내하자 발길을 돌렸다. 다른 고객들은 직원 안내에 따라 자판기를 이용하려 했으나 물품 수가 많지 않아 원하는 제품을 찾지 못 했다. 두 매장 모두 '캐시리스(현금 없는)' 매장이어서 현금만 가진 고객은 물건을 구입할 수 없다.

이마트24 김포DC점은 결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에 비해 한 단계를 줄일 수 있어 편리하고 신기했다. 다만, SSG페이가 없으면 물건 구입이 안 되고 만 14세 이하는 SSG페이를 설치할 수 없어 입장이 불가했다. 또 자동 결제 매장이다보니 연령 확인이 어려워 주류는 판매하지 않았고, 담배는 매장 한쪽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만 직원 확인 후 판매가 됐다.

반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은 셀프 결제 단계를 거쳐야 해 시간이 더 걸렸다. 다만, 롯데타워에 올라가기 위해 받은 방문카드로 입장할 수 있었고, 기존대로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해 결제할 수 있었다. 교통카드도 이용할 수 있어 만 14세 이하도 쇼핑이 가능했다. 계산대가 있으니 주류·담배도 직원 확인 하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마트24 김포DC점, 국내 최초 한국판 '아마존고' 관심

이마트24 김포DC점. 별도의 결제없이 나가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채윤정기자



이마트24 김포DC점에 방문한 기자는 이미 SSG페이 앱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QR코드를 스캔하니 게이트가 열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카메라가 촘촘히 설치돼 있었는데 31대의 카메라가 사각지대 없이 매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AI 비전 기술이 적용돼 컴퓨터에서 카메라 등으로 받은 영상에서 물체의 이미지를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다. 카메라는 고객 입장시 스캔한 QR코드로 인식한다.

제품을 몰래 숨겨서 나왔을 때도 결제가 잘 되는 지 호기심이 생겼다. 티슈 한 개를 옷 속에 안 보이게 가지고 나왔지만 정확히 계산됐다. 논 속임 따위로는 AI 기술을 상대할 수 없었다.

매장에 붙어있는 유의사항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구입하지 않은 상품은 반드시 제자리에 놓을 것'과 '쇼핑 도중 다른 사람에게 상품을 건네지 마세요'라는 것이었다.

과자 1개를 골랐다가 필요 없어지면 원래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내려놓는 일은 일반 마트 등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는 과자를 다른 곳에 내려놓으면 고객이 샀다고 인식해 결제를 한다.

우유 하나를 짚어 몰래 마시고 제자리에 놓으면 이것도 알아낼까. 이 매장의 기술 운영을 담당하는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상품이 전시된 매대에는 무게센서가 내장돼 우유 1개의 무게가 줄었음을 안다"며 "이때 카메라는 그 우유를 누가 짚었는지 파악해 요금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매장에는 약 850개나 되는 무게 측정 센서가 설치돼 있다. AI로 상품 무게를 학습시키고, 제품 무게가 같을 수 있어 생김새도 학습시킨다.

친구와 같이 쇼핑을 할 때 친구가 찾는 음료수를 대신 짚어주는 일은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는 물건을 처음 짚는 사람에게 결제되기 때문에 직원이 이에 대한 주의를 준다. 이마트24 김포DC점장은 "흔한 실수는 '2+1' 상품을 싸게 사려고 자신은 2개, 친구는 1개를 사기로 해 각각 제품을 집는 경우"라며 "이 때 제품을 친구에게 나중에 전해줘도 처음 물건을 집은 각각에게 결제돼 2+1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왜 안 됐냐'고 따져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건을 들고 나오면 끝이니 무척 편리했고, 10초도 되지 않아 팝업으로 결제 안내가 떴다. 매장 직원의 얘기로는 평균 20초 내 결제 완료 안내가 온다고 했다. 신세계아이앤씨측은 "아마존고의 경우 결제 알림까지 30분 이상 소요되는 데 반해 우리는 늦어도 5분 안에 처리돼 빠르다"고 강조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 AI 로봇 '브니'로 친근감 높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에 설치된 '브니', 손바닥을 올려놓으니 미리 등록해둔 롯데카드로 바로 결제가 됐다. /채윤정 기자



지난 2017년 9월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은 무인편의점의 선발주자다.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AI 결제 로봇 '브니'를 선보였다. 브니는 시그니처 17호점 중 4개점에 들어가 있다.

이 매장에 방문해 정맥 인증을 원하니 직원이 '핸드페이 등록기'로 안내했다. 핸드페이 등록을 위해서는 반드시 롯데카드가 있어야 하고, 롯데카드 앱도 설치해야 했다. 신분증을 올려놔 신분을 증명한 후 손바닥을 스캔하니 등록이 완료됐다. 등록에 시간이 걸렸지만 입장할 때 손바닥만 대고 입장한다니 간편하다. 다만, 이날은 롯데카드의 일부 오류로 이미 게이트가 오픈돼 있어 정맥 인증을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다. 매장 특성상 주말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주로 게이트를 열어둔다고 했다.

각 제품들은 전자 바코드를 가지고 있었다. 과자를 골라 친근한 북극곰 모양의 AI 결제로봇 '브니' 계산대로 가져갔다. 브니에게 질문을 하라고 적혀 있어 예시에 적힌 대로 "브니야,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래"라고 질문했더니 "모든 사람들을 일어나게 하는 숫자는? 다~섯"이라고 대답했고, 자신이 5살이라는 것도 알려줬다. 다만, 예시에 없던 '브니야, 잠실역 어떻게 가'라고 질문하니 브니는 알아듣지 못 해 AI 스피커처럼 성능이 아직 완벽하지 않았다.

물건 바코드를 화면에 스캔하고 손바닥을 올리니 결제가 끝났다. 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어 편리했지만, 많은 고객들은 아직 등록이 필요한 정맥 인식보다 일반 카드 결제를 선호한다고 이 매장의 점장은 설명했다.

아마존 고와 같은 AI 완전 무인 방식의 편의점은 국내에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 AI 시스템 유통업체에 따르면 현재 다른 편의점들도 아마존고 방식의 매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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