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군사경찰, 뭣이 중한디?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대한제국과 프로이센 군대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제복과 투구, 그리고 군사경찰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헌병 병과 혁신의 전부일까.

헌병 출신 동기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군 당국이 추진하는 헌병의 혁신은 '내세울 것 없는 까마귀의 공작 코스프레' 같다. 화려한 털이 없는 까마귀가 다른 새들의 깃털을 마구잡이로 붙여다 뽐낸 것처럼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군은 헌병이 일제강점기 헌병대를 연상케 한다는 의견에 따라 병과 명칭을 고민 끝에 '군사경찰'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정부 시절부터 내려오는 헌병대의 강압적이고 어두운 면을 걷어내고 싶었을 지 모른다.

이런 정부의 혁신 취지에 군도 발빠르게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 지난 2월 육군은 헌병을 비롯한 군악, 의장대의 특수피복(예식복)의 개선을 홍익대학교에 의뢰했고, 지난 10월초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지상군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헌병 특수피복이 일반에 공개됐다.

일반 공개를 위해 마네퀸이 세워질 때부터 철수될 때까지 새롭게 바뀔 헌병 제복과 투구를 매일매일 볼 수 있었다. 육군정책발전자문위원(피복)으로서 그걸 본 감상은 '고증과 합리성이 부족한 전통의 해석'이었다,

기존의 검정색 플라스틱 제질에 흰색 글씨로 '헌병'이라고 적힌 헬멧에 비하면, 멋지긴 했다. 헬멧 정수리부에 뾰족 튀어나온 외뿔은, 프로이센군의 피켈하우베를 연상시켰다.

군 당국과 홍대측은 '고려 투구', '조선 두석린', '한반도 선사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이라지만, 무슨 근거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반도의 갑주(갑옷와 투구)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큰데 말이다. 차라리 구한 말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군복제령을 정햐면서 도입한 독일식 피켈하우베였다면 납득이 갈지도 모른다.

헌병이라는 병과 자체가 근대와 전근대 군대를 나누는 일종의 경계점 중 하나다. 기동력의 발달과 함께 군 내부에 독립된 사법기관과 경찰조직이 필요하게된 건 근대에서 나온 발상이다.

헌병헬멧의 원조인 미군 헌병도 조직이 완성된 건 1차 세계대전 무렵이다. 미군의 경우 헌병은 간소화 된 복장과 야전 임무에 맞는 장비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반 전투복에 MP(헌병)완장을 차거나 더 간소화 된 MP패치만 붙인다. 권총집이나 벨트류등도 화려한 가죽 대신 실용성을 중시한 나일론 장비 위주다. 치안임무 수행시에는 군 장비보다 경찰장비를 더 선호할 정도로 철저히 임무 중심이다.

정치적인 이해보다 작아지는 군 규모를 고려해 화려한 포장이 아닌 임무에 최적화된 헌병으로 탈바꿈 시키는게 진정한 혁신이지 않을까 한다.

헌병 장교로 10년 넘게 복무했던 동기생은 이렇게 말했다 "각 잡는 헌병이 쓸모있을까. 일선에 뛰는 부사관 이상의 초급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