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가 BNK투자증권의 사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지완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한 증권부문의 역동성과 진취성 등 새 바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투자금융(IB)과 파생상품 등 증권부문을 강화해 BNK금융의 새 수익원을 찾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BNK투자증권 차기 사장에는 김병영 KB저축은행 영업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증권부터 저축은행까지 두루 섭렵한 '증권 전문가의 귀환'이란 평가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김병영 신임 사장 선임을 공식화 한다. 주총에서 선임 절차를 거치면 이날부터 2년 간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 '통합'이끄는 따뜻한 리더십
김병영 부사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된 경위에 대해 업계 고위 관계자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이자 리테일, 경영관리 부문을 두루 거친 증권 전문가라는 점에서 중소형사인 BNK투자증권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BNK금융은 증권부문 전임 사장의 임기에 맞춰 헤드헌팅 업체에 의뢰해 차기 사장을 물색해 왔다.
1960년생인 김 부사장은 1987년 서울증권 대구지점 '말단 사원'으로 증권업계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1997년 현대증권(현 KB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07년 당시 현대증권 최연소 상무 자리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동부·강남·강북지역 본부장부터 리테일 및 자산관리(WM)부문 총괄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장 등 주요 부문 대표를 고루 거쳤다.
KB증권 합병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경영관리 총괄 부사장직을 역임하고, 올 1월부터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영업총괄 부사장직으로 재직 중이다.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관리, 기획, 지원 쪽에 오래 있으면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부지런한 걸로 유명했다"면서 "특히 지주사에 대한 이해가 크기 때문에 지주 내 증권사 대표의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 BNK證, 고성장 지속 추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기업투자금융(CIB) 강화를 위해 증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김 차기 사장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지난해 BNK투자증권은 지주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아 2000억원 수준의 자기자본 규모를 4100억원까지 키웠고, 실탄을 채운 BNK투자증권은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27억3100만원으로 전년 동기(24억원)보다 5배 이상 늘어났다.
아울러 조광식 BNK투자증권 현 사장이 취임 당시 목표했던 장외파생상품 중개·매매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이어받아야 한다. 그간 장외파생상품 시장 리스크가 커지면서 라이선스 취득이 미뤄지게 됐지만 증권가의 고성장분야인 만큼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지주회사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BNK투자증권은 장내파생상품 중개·매매업, 증권 및 장내·장외파생상품 투자일임업 등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