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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귀신의 유무를 따지기 전에



논어에 보면 공자의 제자 중에 한 사람인 계로가 묻는다. 유교에서는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보니 결국은 귀신을 섬기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듯하다.

그래서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물은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사람도 섬기는 것도 어려운데 어떻게 귀신을 섬기겠는가 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계로가 다시 죽음에 대해 묻자 공자는 답을 하길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죽음을 알겠느냐고 되묻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자의 대답은 매우 현실적인 감각에서 나온 것이다. 막연히 귀신이나 죽음에 대한 개념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고 대신 살아 있는 현실과 현실 속의 인간관계에 대해 더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태어나면 죽음은 실에 바늘처럼 따라 오는 것 굳이 애써 고민하고 상념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에 충실 하라는 지극히 실용적인 대답이다. 그러나 실제로 공자는 귀신의 존재를 인정한 사람이다. 유교는 지극히 현실적인 가르침을 표방하기에 당장 지금 인간적 삶에 표준을 맞춘 것일 뿐 공자는 곳곳에서 귀신에 대한 조심스러움과 공경의 예를 가벼이 여기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제사의 형식과 절차가 철저히 유교적이다. 유교적 관점에서는 존재가 특히 사람이 명을 마치면 몸은 쓰러지지만 정신은 혼백(魂魄)이 되어 혼은 하늘로 가고 백은 땅으로 흡수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제사 때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늘로 간 혼백이 흠향하길 바라는 것이요, 땅에 술이나 물을 뿌리는 것은 흙으로 돌아간 백에 공경의 예의를 올리는 의미인 것이다.

'혼불'이라는 소설에 보면 주인공인 청암부인이 명을 마치자 망혼의식으로 혼불을 보내는 모습이 묘사된다. 철저히 유교의식인 것이다. 예를 갖추어 혼을 하늘로 보낸다. 어느 의식에서든 혼백으로 나타나는 고인이나 조상은 전생에 존재했던 실존 집안 식구 아는 사람의 동일시이다.

또한 이루어질 수 있는 어떤 일거리의 상징일수도 있다. 음력 시월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월상달이라 한다. 추석 차례가 지난 후 대부분의 곡식을 거둬들인 후 하늘문도 열리는 때를 즈음하여 조상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예의를 올리는 행사가 된다.

알거나 모르거나 인연이 없거나 있거나 천지의 인연 닿는 신명들께서 행운을 주시고 횡액을 막아주시기를 기대하며 올리는 고사가 시월상달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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