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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정치적 감정



마사 누스바움 지음/박용준 옮김/글항아리

부드러운 감정과 예술은 복수심이나 증오를 품게 하지 않는다. 타인이 자기 마음으로 들어오도록 어루만진다. 울부짖음보다는 사랑과 동정으로 보호의 감정을 북돋는다. 모든 사회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흔히 이성의 영역이라 여겨져 왔던 국가와 법에 감정이 스며들어야 하는 이유를 그리스 고전과 철학, 문학과 예술, 인류학, 심리학으로 끈질기게 설득해온 학자다.

누스바움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강조하는 자질은 공감력과 동정, 연민이다. 품위 있고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나르시시즘과 맞서 싸우면서 감정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불행에 직면한 옆 사람을 봤을 때 인간은 대개 타인을 자신과 거리가 먼 존재로 여긴다. 그에게 벌어진 일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거나 타인만큼 나도 취약하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않는다. 인간은 쉽게 자아도취적인 틀에 갇힌다. 자신의 협소한 굴레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금세 잊어버린다. 이렇게 생겨난 거리감은 계급, 인종, 성별을 비롯한 여러 정체성을 구획 짓는다.

선 긋기는 혐오와 낙인을 만들어낸다. '나와 같지 않다'거나 미천한 동물성으로 타자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그들을 삶의 테두리 밖으로 밀어내버리면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인간은 삶의 여러 곤경에 대해 비극적이거나 희극적인 관찰자가 돼야 한다. 비극적인 관점은 인간의 연약함을 이해하게 한다. 희극적인 관점은 증오심을 유연함과 자비로 껴안는다. 타인의 운명에서 자신의 운명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684쪽.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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