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서울] (55) 일몰이 아름다운 용산 '노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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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55) 일몰이 아름다운 용산 '노들섬'

최종수정 : 2019-10-15 14:29:01

지난 14일 오후 새 단장한 노들섬을 찾았다. 김현정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새 단장한 노들섬을 찾았다./ 김현정 기자

'덜커덩덜커덩' 한강 철교 위를 지나는 열차 소리와 주황빛 노을로 물든 도심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서울에 생겼다. 지난달 28일 정식 개장한 '노들섬'이다. 북쪽으로는 용산구 이촌동, 남쪽으로는 동작구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아래 자리해 있다.

노들섬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물놀이,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즐기는 놀이섬이었다.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유원지, 오페라하우스, 한강예술섬 등 여러 개발사업이 무산되며 방치됐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시민, 전문가와 '노들섬 포럼'을 꾸려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노들섬은 3단계의 설계공모와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음악 중심의 복합 문화공간(9747㎡)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 가보면 후회할 '풍경 맛집'

14일 오후 노들섬에서 바라본 63빌딩 일대 모습. 김현정 기자
▲ 14일 오후 노들섬에서 바라본 63빌딩 일대 모습./ 김현정 기자

지난 14일 오후 새 단장한 노들섬을 찾았다. 서울 종로에서 501번 버스를 타고 약 30분 후 '노들섬 정류장(03-340)'에서 내렸다. 아기자기한 3층짜리 에메랄드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노들섬 서편에 들어선 '음악 복합 문화공간'이었다.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456석 규모)인 라이브하우스와 책방, 음식점, 식물공방 등으로 꾸며졌다. 아쉽게도 월요일에는 전부 문을 닫아 갈 만한 곳이 없었다.

대학생 김아연(22) 씨는 "서점도 있고 공연장도 있다고 해서 한번 와 봤는데 옥상 빼고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쉽다"며 "경치가 너무 좋아서 시험기간 끝나고 한 번 더 올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점 겸 도서관인 노들서가는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15개 독립책방과 출판사가 계절별로 직접 큐레이팅한 서가를 선보인다.

지난 14일 노들섬을 찾은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 지난 14일 노들섬을 찾은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한강대교 반대편에는 약 3000㎡ 규모의 너른 잔디밭 '노들마당'이 펼쳐져 있었다. 이날 친구와 함께 노들섬을 찾은 강형권(24) 씨는 "서울시가 한 것 중에 환승 다음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교통편도 편해서 오기 쉬웠다"면서 "사방으로 탁 트여 있어서 가슴이 뻥 뚫린다"며 활짝 웃었다.

노들마당은 주말이 되면 야외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오는 19~20일 헤이즈, 볼빨간 사춘기, 김연우, 10cm 등이 출연하는 'XZ 페스티벌'이 열린다.

용산구 주민 김민지(23) 씨는 "공연장, 카페, 도서관이 한곳에 모여 있어 마음에 든다"며 "딱 오늘처럼만 사람들이 적당히 와서 여유롭게 즐기다 가는 삶의 쉼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브하우스에서는 내달 16일 피아의 마지막 콘서트 'ONLY THE YOUTH BURNS'가 30일에는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 오로라의 내한공연이 준비돼 있다.

시는 "콘서트에 최적화된 음향, 조명, 악기 시설과 리허설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며 "소규모 음악, 문화 기획사가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노들오피스도 마련됐다"고 밝혔다.

◆강바람 쐬며 달리자

14일 오후 노들섬을 찾은 시민이 카메라로 한강 풍경을 찍고 있다. 김현정 기자
▲ 14일 오후 노들섬을 찾은 시민이 카메라로 한강 풍경을 찍고 있다./ 김현정 기자

시민들은 노들마당을 둘러싼 산책길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 직장인 윤모(34) 씨는 "자전거 타기도 좋고 사진 찍기도 좋다"면서 "사실 노들섬에 와보기 전에는 세금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해지는 걸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벅차오른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14일 오후 한 시민이 노들섬에서 해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김현정 기자
▲ 지난 14일 오후 한 시민이 노들섬에서 해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김현정 기자

노들섬은 1917년 한강 인도교를 놓는 과정에서 백사장 위에 둑을 쌓아 형성된 인공섬이다. 1970년대 한강개발 속에 소유권이 민간으로 이전됐다. 대규모 관광타운 계획이 세워졌지만 개발이 보류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시는 2004년 237억원을 주고 노들섬을 사들였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추진했지만 국제지명초청 설계경기 당선 건축안들이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비를 요구하면서 계약이 파기됐다.

시는 2013년부터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노들섬 포럼'을 통해 활용 방안을 모색, '시민 모두가 언제나 함께 가꾸고 즐기는 장소,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고 노들섬 재단장을 추진했다. 2015년 6월부터 3차에 걸친 공모를 통해 설계와 운영계획을 확정해 2017년 10월 착공했다. 사업비로 총 583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노들섬 개장과 연계해 시민들의 보행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강대교에 별도의 보행전용교를 짓는 '백년다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2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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