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미완의 '검찰개혁' 동력 상실 '우려'
법조계 "예상했던바…시기의 문제였을 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권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에 대해 그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전날 오후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 사퇴에 대해 크게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 대거 나온다. 조 전 장관 본인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사퇴는 사실상 '시기'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바"라며 "검찰 수사의 진행, 여론의 분열 등 여러 상황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현재 상황에서 조 장관의 사퇴는 '언제 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사퇴 배경 등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며 가족 관련 수사를 사퇴의 요소로 언급했지만, 이 밖에 다른 상황들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취지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서부터 개혁을 주장해 왔지만, 이번 사퇴로 그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진행돼 왔던 검찰 개혁의 동력이 상실됐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조국'이라는 상징적 인물이 물러난 데 대한 동력 상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서부터 조 장관 주도로 진행돼 온 검찰 개혁이 그의 사퇴로 인해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민이 지지하고 있는 조 장관의 사퇴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검찰 개혁에 크나큰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는 전날 "조 장관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의 동력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사퇴를 기화로 사회 통합 및 국정 안정이 이뤄지고, 검찰 개혁이 완수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조 장관은 지난 8일에 이어 사퇴날도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이 본격화됐다"며 "이제 검찰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 어느 정권도 못 한 일"이라고 평한 바 있다.
반면 조 장관이 사퇴함으로써 검찰 개혁이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현직 장관에게 개혁의 명분과 자격 등이 있을 수 없다는 취지다.
검찰 내부에서는 신중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윤석열 검찰총장 또한 조 전 장관 사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검사는 "지금껏 해왔듯 공정·공평하게 엄정히 (조 전 장관 의혹을) 수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