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는 지명수배가 최근 5년간 8000건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지명수배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받지 않는 지명수배 사건은 총 8282건이다.
공소시효는 범죄사건이 일정한 기간이 지나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영장이 발부된 지명수배자의 공소시효 만료는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충분해도 소재 불명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다.
연도별로는 2014년 3694건에서 2015년 1170건, 2016년 830건으로 줄었다. 이후 2017년 681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1328건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579건을 기록했다.
죄종별로는 지난 2014부터 올해 8월까지 ▲사기·횡령 5106명 ▲기타 특별법 1491건 ▲기타 형법 730건 ▲절도 288건 ▲부정 수표 195건 ▲향군법 80건 ▲강도 22건 ▲살인 21건 ▲방화 3건 등 순이다.
지명수배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3년이상 장기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돼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자를 말한다. 수사기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소재가 불명인자도 해당한다.
경찰은 지명수배자를 영장이 발부된 지명수배자 A등급,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지명통보자 C등급 등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범죄 혐의는 있지만, 증거 부족으로 공소시효가 지난 지명통보자까지 합치면 5년 간 2만4000건이다.
강 의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특정됐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경찰의 수배자 관리 및 검거 시스템이 촘촘히 이뤄지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