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경고했는데"…증권사 리서치센터 '선행매매' 무법지대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4월부터 경고했는데"…증권사 리서치센터 '선행매매' 무법지대

최종수정 : 2019-09-19 15:30:59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1호 타깃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조준했다.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연구원)가 사전에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에 투자, 이른바 '선행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캐기 위해서다.

이러한 의혹은 지난 4월부터 불거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는 "프론트러닝을 조심하라"는 경고가 있어왔지만 사실상 차명계좌를 통한 매매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었던 셈이다. 프론트러닝은 보고서 발간 전 정보 공유, 실적 관련 비밀 누설 등을 뜻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사경이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첫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로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수사는 연구원이 사전에 입수한 기업 정보를 통해 보고서 발간 전 주식 매수, 발간 후 주가가 올랐을 때 매도를 해 차익을 실현한 사건으로 이 과정에서 증권사 내부 직원들과 자산운용사 매니저들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있다.

실제 리서치센터 연구원과 자산운용사 매니저 간 '프론트러닝'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시장에 돌았던 이야기다.

메트로신문이 입수한 애널리스트 간 문자 내용에 따르면 "80~85년생 애널리스트와 매니저 간 프론트러닝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경쟁사 투서 등으로 감독기관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투자자와 미팅, 통화, SNS 등은 반드시 원칙(Rule)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시 '프론트러닝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된 증권사 중 하나가 이번에 수사를 받는 하나금융투자이고, 혐의를 받는 애널리스트는 81년생으로 문자의 내용과 일치한다. 해당 문자는 지난 4월에 공유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행사에서도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해당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를 막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는 내부 컴플라이언스(통제·감독 체제)를 통해 내부 직원의 주식투자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차명계좌를 통한 매매에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증권사 직원 투자와 관련한 내부 규정은 ▲당일 주식 매매 3번으로 제한 ▲신용융자, 레버리지 금지 ▲투자 한도는 연봉 등으로 규제돼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은 절대 단타 매매를 할 수 없다. 하루에 한 종목에 대한 매수와 매도는 딱 한 번만 할 수 있고, 한 달에 매매는 최대 30번까지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기업의 정보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애널리스트의 투자 규정이 더 엄격하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 발간 2주 전에는 관련 종목의 주식을 절대 살 수 없고, 미래에셋대우는 본인이 맡은 섹터와 종목에 대해서는 매매 자체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분기마다 임직원 매매 규정 준수서약서를 제출하고, 애널리스트 평가 기준에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했는지가 주요 요소(20%)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증권사 직원이 차명계좌를 통해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통제시스템에 따라 증권사 직원은 물론 가족 계좌는 해당 직원 월급통장의 송금 내역까지 살펴보게 돼 있지만 친구의 계좌를 통해 거래하는 것까지는 회사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회사가 아닌 개인의 일탈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애널리스트 '선행매매'는 예전부터 문제가 되어왔던 것으로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금융투자업계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배너
토픽+
오늘의 메트로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