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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망원시장을 가다…"추석은 여전히 전통시장이 대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추석 분위기 물씬

명절엔 여전히 전통시장 찾는 손님 많아

차례상 간소화로 예전만 못하단 목소리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과일가게에서 배를 팔고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손님들이 과일을 사고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나주 배가 한 개당 이천원 한 개당 이천원!"

추석을 한 주 앞둔 주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장을 보는 인파로 가득했다. 시장 곳곳에 한가위를 맞아 수확한 농산물, 제사상에 올릴 조기, 깐 밤, 전 등이 보였다. 제수용품뿐만 아니라 선물용 한과나 과일 세트도 있었다. 장바구니를 끌고 이곳 저곳에서 물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가게 앞을 잔뜩 메웠다. 이들은 꼼꼼히 사과와 배를 들여다보고 하나하나 골라 바구니에 담았다. 한가위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한 정육점에서는 추석맞이 전 품목 세일을 하기도 했다.

망원시장만의 추석맞이 이벤트도 진행됐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 또는 5000원 이상 제로페이 결제 고객에게 쇼핑캐리어를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송편도 나눠주는 등 손님의 발걸음을 이끄는 다양한 행사가 가득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망원시장은 인파로 가득했다./사진=배한님 기자



추석을 맞아 떡집은 송편을 늘어놓았다. 집에서 송편 빚는 집을 위해 반죽을 판다는 문구도 걸려 있었다. 추석 전이라 그런지 송편에 손을 뻗는 손님이 많았다. 망원동에 위치한 솔나무떡집 사장님은 "명절은 계속 괜찮다. 평소보다는 훨씬 장사가 잘돼서 팔만하다"고 말했다.

명절마다 전통시장을 찾는 인파로 가득한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이었다. 특히 차례상에 오르는 채소류나 육류, 과일류 등 식품류는 마트에 비해 전통시장이 저렴하다.

망원시장에서 20년 넘게 방앗간을 운영하는 고종순(56) 씨는 "아무래도 일반 전통시장에 농산물이 많고, 매일매일 물건도 들어오고, 또 에누리도 있어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마트는 공산품이 싸지만, 전통시장은 농수산물 가격에 이점이 있어 좀 번거로워도 지하철을 타고 핸드캐리어를 끌고서라도 전통시장을 찾는 단골들이 아직은 많다"고 설명했다. 고 씨는 "망원시장은 워낙 저렴해서 추석이나 설 같은 대목에는 밀려다닐 정도로 사람이 많이 온다"며 "이 동네 토박이로 초등학교부터 나왔고, 우리 집은 아버지 대부터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명절 손님은 아직 떨어진 적 없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인 망원시장에 위치한 한 정육점에 '초대박 SALE 인근 대형마트와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사진=배한님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4인 기준 제수용품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6832원으로 대형마트의 30만3034원보다 7만6202원 더 저렴하다.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대형마트보다 25% 더 싸게 차례상을 올릴 수 있다. 품목별로 보면 채소류는 51.6%, 육류는 30.3%, 수산물류는 25.9%, 과일류는 10.1% 더 싼 가격으로 전통시장에서 살 수 있다. 실제 시장 곳곳에는 '인근 대형마트와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망원시장 곳곳에 추석맞이 이벤트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사진=배한님 기자



온누리 상품권 때문에 일부러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통시장에서만 유통되는 온누리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곳도 많고, 기업에서 보너스로 제공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 발행 규모를 2000억원 추가 확대하기도 했다. 망원시장 내에 있는 모든 가게가 온누리 상품권 가맹지점이어서 유통과 환전이 자유롭다.

반면, 차례상 간소화로 예전만큼 명절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보따리 손님이 없다는 거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물건 갯수가 줄면서 제수용품 판매량도 덩달아 줄었다.

한과나 유과 등을 파는 강정선생의 김상범(56) 씨는 "예전만큼 재미는 없다"고 말했다. 김상범 씨는 "예전엔 안 먹어도 제사상에 올린다고 다 종류별로 하나씩 가져갔는데 이젠 안 먹으면 안 올려서 딱 한 두 가지만 가져간다"며 "매년 명절마다 사람들이 가져가는 물건 종류가 줄어드는 게 느껴져서 올해는 물건을 어떻게 가져다 둬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한숨 쉬었다.

실제로 차례상에 올라가는 물품은 줄어들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차례상 차림 간소화 추세에 맞춰 조사 품목을 줄였다. 과일류만 해도 5가지를 제수품목으로 잡았는데, 지난해부터는 3가지로 줄였다. 밀가루도 3㎏에서 2.5㎏으로 기준을 낮췄다.

장을 보러 온 강 모(40대 중반) 씨도 "몇 년 전부터 시어머니와 이야기해 차례상 규모를 줄였다. 예전처럼 며칠에 걸쳐 제사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반나절이면 다 할 수 있게 차례상을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추석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6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망원시장을 방문해 과일과 건어물 등 시장 물품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직접 구매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도 지난 5일 추석 명절을 맞아 대전 대덕구 중리전통시장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캠페인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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