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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제대로 못입을 제복이라면 사복을 입어라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제복은 불편한 옷이다. 그 불편함에는 제복의 명예가 함께 녹아들어가 있다. 그런데 불편함은 참지 못하면서 명예만 존중해달라고 하는게 옳은 일일까.

늦더위가 떠나지 않은 9월, 곳곳에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더위와 불편함을 과감히 표출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경기도 이천의 한 카페에서 육군 상사 한명이 디지털 위장무늬의 반팔차림으로 후배 부사관과 빵을 먹는다. 용산역의 간부들은 베레모와 전투모를 쓰지않고 인근의 번화가를 활보하고, 상급자를 보고 경례를 하지도 않는다.

한 예비군 부대에선 예비역 소령이 훈련장에서 전투복 앞섭을 풀어헤치고 부대 내를 돌아다닌다. 전역해 빨리 예비군이 되고 싶은 맘 때문일까.휴가차 홍대에 온 수명의 병들도 맨머리로 홍대 거리를 활보한다. 담배를 입에 물면서 말이다. 보고 있기 불편하다.

반대로 군복을 멋지게 뽐내는 장병도 보인다. 간부들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기장과 약장을 의미도 모른채 가슴에 달고, 휴가나온 최전방수호병은 최전방경계근무 간에만 팔에 두르는 헌병완장을 차고 홍대거리에서 패션감각을 뽐낸다.

언제부터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휴가나 외출의 들뜬 기분에 잠시 흐트러 질 수는 있지만, 군복이라는 제복을 입었을 때 감수해야 할 불편함은 보이지 않는다.

예전처럼 헌병이 주요 번화가를 돌며, 군기단속을 하는 '헛군기' 유지도 옳지 않다 그렇지만 간혹 '사박사박' 소리가 나는 헌병대 군기단속반의 발소리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제복은 앞에서도 말했듯, 소속된 조직을 대표하고 그 조직의 헌신에 대한 명예와 존중이 함께 녹아들어 있는 불편한 옷이다. 다수의 군인들은 항상 언제나 그랬듯이 '군인본분위국헌신(軍人本分爲國獻身)'을 군복차림으로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점점 제복의 의미대로 성실히 복무하는 군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제복의 불편함을 감수 할 수 없다면, 계급 고하를 떠나 사복차림으로 출타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 군 스스로가 제복의 명예를 지키는 방법일테니까 말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처럼 제복의 명예를 존중하는 시민문화가 갖춰져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 말도 맞다. 하지만 시민이 제복의 명예를 존중해주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각자의 제복은 개인의 사물일지언정 개인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군 전체를 상징하는 옷이다. 제대로 입을 자신이 없다면, 영문 밖을 나설 땐 계급고하를 떠나 제복을 벗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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