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 변호사의 사건 파일] '돈 갚을래, 감방갈래?' 공갈죄 성립할까..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안선영 변호사의 사건 파일] '돈 갚을래, 감방갈래?' 공갈죄 성립할까?

최종수정 : 2019-09-01 09:23:56

[안선영 변호사의 사건 파일] '돈 갚을래, 감방갈래?' 공갈죄 성립할까?

안선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안선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Q. 사업을 운영하는 A는 회계처리가 어려운 영업비, 접대비 등으로 쓸 비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쇼핑백에 넣어 사무실 캐비넷에 보관하였는데, 직원 B가 이를 훔쳐 쇼핑백 그대로 자신의 집에 숨겼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는 스포츠머리를 한 건장한 체격의 동생 C와 함께 B의 집을 찾아가 '훔쳐간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여 구속시키겠다'고 이야기 하였고, 며칠 후 이를 돌려 받았다. A에게 공갈죄가 성립될까?

먼저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해 취득해야 하므로,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었더라도 '자기의 재물'을 교부받는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한편 교부받은 재물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는 민법, 상법, 기타 실체법에 의해 결정되는데, 금전을 도난당한 경우는 절도범이 절취한 금전만 소지하고 있는 때와 같이, 절취된 금전이 절도범 소유의 다른 금전과 구별되어 특정될 수 있는 경우라면 위 금전을 절도범의 소유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B는 돈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훔쳐 쇼핑백 그대로 보관함으로써 B의 다른 금전과 위 돈을 명백히 구분되게 하였다. 따라서 위 돈을 타인인 B의 재물로 볼 수 없어 A에게 공갈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2. 8. 30.선고 2012도6157 판결 참조). 만약 B가 쇼핑백에 들어 있던 돈을 꺼내 B의 계좌에 입금한 경우는 어떠한가? 이 경우는 절취된 금전이 절도범 소유의 다른 금전과 구별되거나 특정될 수 없으므로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는 경우다.

그리고 비록 A에게 절취된 금전 상당의 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법원이 '그 권리 실현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A가 B에게 한 말이나 행동이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즉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써, 해악의 고지가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동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심지어 문제되는 행위만으로는 사람을 겁먹게 하기에 부족하더라도 다른 사정과 결합하였을 때, 겁먹게 하기에 족하면 해악의 고지로 인정 된다. 그러나 먼저 A가 B에게 '훔쳐간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훔쳐간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여 구속시키겠다'고 이야기 한 것 또한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말로 보인다(대법원 1984. 6. 26. 선고 84도648 참조).

다만 대법원이, 한눈에도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형님으로 불리거나 90°각도로 인사를 받는 등 위세를 과시하면서 호텔에 장기투숙한 피고인이, 이용료 결제를 요구하는 호텔 직원들에게 반말로 '알았어' '나중에 줄게'라며 거절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비록 호텔 직원들에게 직접 욕설을 하거나 인상을 쓰는 방법으로 겁을 준 사실은 없었더라도, 피고인이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 호텔 이용료를 부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던 점, 호텔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폭력조직의 두목처럼 행세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점, 호텔 이용료 결제 요구에 속칭 폭력배들이 취하는 전형적인 태도를 보이며 반말로 거절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바 있으므로, 만약 C가 B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할 만한 행위를 했다면 공갈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참조).

화제의 뉴스

배너
토픽+
오늘의 메트로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