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유통일반

"사드에 치이고, 일본기업이란 멍에에 멍들고"…롯데의 눈물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지주



"사드에 치이고, 일본기업이란 멍에에 멍들고"…롯데의 눈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현지 사업에 타격을 입은 롯데가 이번에는 일본 경제보복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중심에 서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불매운동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어 '삼중고' 위기에 놓여 있다.

◆한·중·일서 삼중고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주한미군이 사드를 경북 성주 롯데 소유 골프장 부지에 배치하자 중국에서는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롯데 죽이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롯데쇼핑 중국 매장 대부분을 화재 규정 위반을 이유로 들어 운영을 하지 못하게 했다. 중국에서 일어난 한국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100여개가 넘는 현지 점포를 폐점했다. 화동·화북 법인을 현지 기업에 매각했다. 지난 3월 롯데는 중국 식품제조업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규모를 롯데가 직접 밝히고 있진 않지만 재계에선 직접적인 매출 감소, 사업기회 손실 등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까지 합쳐 3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와 이번 한일관계 악화 국면은 정치, 외교적인 일인데 그 과정에서 롯데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당시 국민들은 한국 기업으로써 국가 안보를 위해 협조한 이유로 치명적 피해를 보고 있는 롯데그룹을 지지하고 진정한 한국기업이라는 위로까지 건네기도 했다. 심지어 '롯데 구매운동' 움직임까지 있었다.

최근에는 일본이 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을 뜻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반일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을 둘러싼 국적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사드 보복 당시 애국 기업으로 칭송 받던 롯데가 한일관계 악화 국면에선 다시 일본기업으로 일부 지목 받으며 좋지 않은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대중들의 입장에서 보면 롯데를 일본 기업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모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 일본기업과 합작사 형태로 진출한 브랜드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된 뒤 롯데의 주류, 식품, 유통, 패션 사업들이 영향을 받았다. 일본 기업과 함께 국내에서 하는 사업이 대부분 문제가 됐다.

불매 기업 1순위에 오른 유니클로를 보면, 유니클로 한국법인 FRN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무인양품 한국 합작법인 무인코리아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지분을 각각 60%, 40% 보유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를 파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경우 유니클로 실적 타격 시 지분법 이익이 감소하지만 롯데쇼핑 채널 자체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반일감정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의 기존점 매출 감소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한국 기업이라는 명목으로 불매운동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중국 사드 보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는 현재 한·중·일 3국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중고다.

◆롯데는 한국기업

사드 보복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와 일부 불매운동에 시달리는 현재의 롯데는 지분구조나 그룹 상황이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단지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만 다를 뿐이다.

롯데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1967년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롯데는 국내에 투자를 할 때마다 일본 롯데 자금을 활용했다. 이에 국내 롯데 계열사들이 일본 롯데와 복잡하게 지분관계로 얽혔다.

이같은 문제를 신동빈 회장이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국내에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세웠다.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 됐다. 롯데지주 아래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66개 계열사를 모았다.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롯데지주는 지분구조만 보더라도 엄연한 한국 기업이다. 외부 상황으로 인해 늦춰지고 있지만 일본 롯데 지분이 투입된 호텔롯데도 한국에 상장시켜 궁극적으로 일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자 했었다. 사실 현재 호텔롯데의 주주인 일본 롯데 관계사들도 크게 보면 실질적으로 신 회장의 지배 하에 있는 회사들이다. 한국과 동떨어진 회사들이 아닌 것이다. 실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일본 롯데 회사들을 한국 롯데와 관련된 계열 회사로 보고 신고 의무를 규정한 바 있기도 하다.

지난 2015년 9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은 '롯데는 어느나라 기업인가'라는 의원의 질문에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한국에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 사람이다. 한국기업이 맞다"고 답했다.

롯데가 지난해 정부에 낸 법인세만 1조5800억원이다. 한국 내 직원 수는 13만명에 달한다. 롯데 입장에서는 일본 기업 논란이 다소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며 "국내 계열사들은 법인세를 한국에 내고 있기 때문에 세금도 큰 문제는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는 2023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간 7만명을 채용해, 국가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대한민국 기업으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화학 공장 투자를 함으로써 민간 외교 차원에서 찬사를 받은 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외국인 주주비중은 40%가 넘는 기업을 외국기업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이에 롯데를 일본 기업이라 표현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